늦은 시각 세상이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인공적인 빛이 세상을 지배 할 때
나는 밖으로 나선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빛을 가진 시간이 지나 가진 자들만이 밝게 빛나는
그런 시간이 되었기에 그 불공평 하고 추악한 세상을 버리고 나만의 세상을 찾아 나선다.
같은 하늘 아래 있어도 어느 한 쪽은 어둡고 다른 한 쪽은 밝은...
이것이 바로 현존 하는 세상의 현실이다. 모든 사람은 똑같이 아무것도 없이 빈 손으로
태어 났지만, 이 변하지 않는 세상에 물들어 각자의 길을 걷는다.
비록 태어날 때 부터 정해진 길은 아니지만, 그들은 이 추악한 세상이 정해 준 길을 걷고 또 걷는다.
어떤 이들은 밝고 평탄한 길을... 또 어떤이들은 어둡고 고르지 못한 길을...
어둡고 고르지 못한 길을 받은 그들은 아무런 불평 없이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걷는다.
아니... 불평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저 입 밖으로 내 뱉지 않을 뿐이다.
밝은 길을 받은 사람 곁에서 흘러 나오는 미세한 빛이라도 그들에게는 한 줄기 희망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렇게 밝은 길을 걷는 자들의 비위를 맞추며 묵묵히 걸어 갈 뿐이다.
불평불만을 입 밖으로 내 뱉는 자들은 오히려 밝고 좋은 길을 받은 그들이다.
밝고 평탄한 길을 받은 그들은 자기 자신이 받은 길이 편하고 쉬운 길 이니까...
그들이 받은 길에서 흘러나가는 빛에 의지하며 자신을 따라오는 그들을 못마땅 하게 여기며
따라오는 자들을 위험한 길로 인도 하기도 하고 그들이 쫒아오지 못하게 뛰어가기도 한다.
그로 인해 어둡고 힘든 길을 받은 자들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잃고 뒤로 되돌아 가기도 하고
앞에서 뛰어가는 밝은 길을 받은 그들을 따라 어둡고 힘든 길을 뛰어가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자기와 같은 처지에 놓인 다른 자들고 부딫히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고 묵묵히 따라 뛰어 갈 뿐이다.
그렇게 죽어라 밝은 길을 걷는 자들을 쫒아 가며 그들의 길에서 나오는 미세한 빛에 의지 하여
자신의 길을 걷고 또 걷는 이유는 단 하나 뿐이다. 더 이상 지치고 힘들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었을 때...
자기 자신의 길을 더 이상 가지 못하고 뒤돌아 포기 하게 될 때... 비로소 자신이 받았던 어둡고 고르지 못한 힘든 길이
앞서 뛰어간 그들에게 흘러 나온 빛에 의해 미세하게 나마 밝아지고, 어두운 그 길을 비틀거리며
힘겹게 밟아온 자신의 발자국에 의해 조금이나마 평탄해 져가는 그 길을... 되돌아 가려 바라보고 있으면,
누군가가 나의 길을 걸어 오고 있다. 내가 힘들게 평탄 하게 만들고, 조금씩 조금씩 빛을 모아 밝아진...
그 길을 누군나 나를 향해 걸어 오고 있다. 그렇게 나는 그에게 나의 길을 물려 주고 굳게 닫혔던 입을 열고
그에게 한마디 말을 하고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 간다.
'힘을 내라고... 내가 당신을 위해 더 밝고 고르게 만들어 놓지 못해서 미안 하다고...'
그저 그 말만 남기고 그를 남기고 나의 길이었던 그 길을 홀로 되돌아간다.
그가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면서 되돌아 갈 뿐이다.
내 자식 만큼인 밝고 편한 길을 걷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힘들게 걸어온 그 길을 되돌아 갈 뿐이다.
그렇게 내 인생의 길은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