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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원짜리 바나나우유
게시물ID : lovestory_554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크게이
추천 : 13
조회수 : 71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28 04:16:26

며칠간의 고된 업무에 지쳐있다가 쉬는날을 이용해 낮잠을 자고 일어나

 

씻을겸 피로도 풀겸 밤 12시쯤 사우나로 향했다 

 

 

3시간가량 때빼고 광내고 피로를 풀고난후 집으로 걸어오는길에

 

목이말라 편의점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마시려고 생각중이었는데

 

편의점 앞에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쪼그려 앉아있었다

 

길거리 청소를 하시다가 힘이 드셨는지 잠시 쉬고있는듯 보였다

 

 

무기력하게 힘없이 앉아계신 미화원 아저씨가 왠지 쓸쓸해 보였다

 

지갑도 없이 달랑 만원짜리 한장 들고나온 나는

 

목욕비 8천원을 빼고 2천원이 남은상태에서 편의점으로 들어섰다

 

 

견과류를 엄청 좋아하는 내눈에 한번에 들어온것은 1400원짜리 덴마크우유 토피넛이었다

 

토피넛은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듯 환하게 웃으며 자기를 데려가라고 소리치는것 같았다

 

정말 마시고 싶었는데...정말 마시고 싶었는데...젠장 지갑들고 나올껄 하는 후회와 함께

 

1분간의 고민끝에 나는 2+1 행사를 하는 천원짜리 바나나우유를 2천원에 3개 구입했다

 

계산을 끝내고 가는길에 토피넛은 자기를 데려가달라고 울부짖으며

 

나를 애타게 불러댔지만 안타깝게 그의 손짓을 외면할수 밖에 없었다 

 

 

문을 열고 나오면서 쪼그려 앉아계시던 미화원 아저씨께 바나나우유를 한개 건내자

 

힘없이 축쳐져 있던 미화원 아저씨는 벌떡 일어나서 환하게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나머지 한개도 집까지 오는길에 다른 미화원 아저씨께 건내주고 왔다

 

 

몇천원짜리 담배를 살때도 몇만원짜리 술을 마실때도 느끼지 못했던 기분이었다

 

별거 아니 고작 한개에 666원짜리 바나나우유 하나가

 

잠시나마 미화원 아저씨를 웃음짓게 했다는것에 나도 모르게 뿌듯해졌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새벽 3시 30분 남들은 편안하게 집에서 자는시간에

 

인적없는 거리로 나와 비를 맞으며 쓰레기를 치우는 미화원 아저씨들

 

남들이 꺼려하는 힘들고 어렵고 지저분한일을 새벽마다 하신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렸던 내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다

 

 

누군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 한개에 그분들은 허리를 한번더 굽혀야 한다

 

앞으로 길거리에 꽁초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릴수 없을것같다

 

 

환경 미화원 아저씨들 항상 수고많으십니다~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666원짜리 싸구려 바나나우유 하나에 미화원 아저씨들도 웃고 나도 웃었다

 

 

 

 

오늘은 왠지 잠이 잘올것같은 그런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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