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잎>
토란잎 한 장에
작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그 아래 의지하는
더 작은 생명들
작은 생명들의
울음소리는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반면
토란잎은
비를 맞아도
추워하지 않는다
비를 맞는
자신의 모습을
슬퍼하지 않는다
토란잎은
다만,
작은 생명을 위해
묵묵히 비를 맞는다
<이미 다녀간 길>
예전 당신이 다녀간 길에서 제가 서있습니다.
당신을 향한 높은 존경은
어느 새 저의 두 발을 당신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나이가 들었지만 당신은 아직 묵묵히 걸어갑니다.
어린 저는 그 길이 길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그 길에 대해서 생각하는 나이가 되었고
당신이 짊어진 한 근의 책임감을
저의 오른쪽 어께로 가져가겠습니다.
당신이 짊어진 한 근의 부담감을
저의 왼쪽 어께로 가져가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걸어온 그 무거운 삶만큼
점점 제 어께에 무게를 보태겠습니다.
무거운 인생으로 닳아버린 당신의 신발과
곧게 다져진 그 길을 보며
당신에게 새 신발을 드릴 것이라며
남은 길은 내가 다질 것이라며
다시 아버지께서 짊어진 한 줌의 무게를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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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 읽어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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