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모든 이들을,
살아 남아 남은 일생을 아픔에 잠겨 살아갈 이들을,
남겨져 실연의 아픔에 잠긴 이들을,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하나, 투표.
몇 시간이 걸려도 투표는 꼭 했었지만
유시민 대신 내가김문순대가 당선이 되고,
그 후 이명박이 당선이 되는 것을 보며
모든 희망을 버리고 지난 대선과 총선은 투표를 하지 않았다.
유시민이 정치를 그만 두는 모습을 보며
'저런 사람도 결국은 학을 떼는구나', 했었지.
그리고, 앞으로도 투표는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세월호 사고와 그 이후의 일들.
난 결혼도 안 하고 자식이 없는데도
길에서 교복 입은 아이들을 보면
가끔씩 감정이 북받친다,
저런 아이들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란... 결코 헤아릴 수 없다.
아마도 다음 선거 전에 외국으로 가버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여전히 걱정이 조금은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표를 주진 않았지만
남녀노소 모든 곳에서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말하는 것을 보면서
"차라리 나도 이 모든 게 그 한 사람 때문이었으면 좋겠다"라며
노무현 정권을 옹호하던 예전. 노무현 정권 옹호한다고 내가 주변에서 욕도
심심찮게 먹었지만 그딴 건 별 거 아니었다.
그보단 그의 갑작스런 불행, 그리고 이어진 조문 행렬.
뭐지, 바로 어제까지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던 나라 맞나?
난 정치인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았고,
정치 성향상 문재인에게 표를 줄 리 없었지만,
유일한 이유,
세월호 때문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
어대문, 사표, 투대문, 이런 것은 별로 의미 없었다, 어차피
사표 될 거 알면서도 계속 진보계열에 투표 했던 거니까.
하지만 이번엔 단지 한 표라도 더 보태고 싶었다,
세월호 문제를 제발 철저히 밝혀 줄 수 있기를.
그리고, 제발,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시즌 2가 시작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대중은 느리지만 옳은 방향으로 간다"라는 말을 믿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