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톡 검열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합니다.
왜 한국은 검열에 관대할까요?
최근 일련의 사건을 쭉 보면서 그 동안 숨겨왔던 사실 하나를 용기내서 털어놓을까 합니다.
굳이 왜 오유냐... 하면... 제가 오유를 하니깐요;;;
사실 이 글이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현 시점에선 많은 사람들이 이 것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를 내서 글을 써봅니다.
왜 한국은 검열에 대해서 관대한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암암리에 검열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하려는 얘기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실제로 (제가) 민간 검열을 했던 내용입니다.
사실 몇 주 전부터 밀리터리 게시판에 올릴까 하다가...
현재와 같이 카톡 검열이 문제가 되는 시점에선 시게에 올리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 여기에 글을 씁니다.
글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프로그램을 이용한 검열.
그리고 하나는 수동 검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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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그램을 이용한 검열
제가 08년도 군번이니깐... 지금으로부터 6년도 채 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는 헌병이었고, 원래 5분 대기조였다가 학벌(?) 등으로 인해서 수사계로 차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사계에서 여러 보직 중에 "사이버 수사관" 보직을 얻게 됩니다.
(이게 주는 아니었구요. 부가적으로 하는 업무였습니다. 작은 부대라...)
그리고 얼마 안있어서 사이버 사령부(? 정확한 명칭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여튼 이 비슷한 명칭이었습니다.)에서
사이버 군기강 검열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하달됩니다. 그리고 대전 본부에서 이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게 되죠.
그럼 이 사이버 군기강 검열 프로그램이란 뭐냐?
제가 특정한 몇몇 사이트에 자동으로 접속해서 제가 미리 입력한 모든 검색어가 포함된 글을 검색, 다운로드, 소팅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게 가능하냐고요? 물론 아주 쉽게 가능합니다.
지금부터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작동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타켓 사이트를 정합니다.
예시에서는 오유로 하죠. 오유에서 모든 글이 올라와있는 게시판을 찾습니다.
카페로 치면 모든 글보기 정도가 되겠네요.
저는 오유 베스트 게시판을 타겟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맨 위에 올라와 있는 글을 한 번 클릭해보도록 하죠.
여기서 중요한건 맨 위에 있는 주소입니다.
(예시를 위해 뿌뿌뿌직님의 글을 가져왔습니다. 문제 시 그림은 삭제토록 하겠습니다.)
이 주소에 보면 게시판 정보와 글 번호가 모두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이 정보만 알고 있으면 이 게시판의 글을 모두 엑세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클릭을 통해서 페이지의 소스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엔 이 페이지에 들어있는 모든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글쓴이, 글쓴 시간, 글쓴 내용, 심지어 사진까지요.
그런데 중요한 점은 어떤 특정 사이트의 모든 글은 이 양식이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제목 부분을 보지요.
위에 페이지에서 제목에 포함되어 있는 "범죄자도"를 검색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이군요. 그럼 이 사이트의 모든 제목은 <!--EAP_SUBJECT-->와 <!--/EAP_SUBJECT--> </div> 사이에 있는 것입니다.
자바의 경우에는 Tokenizer 기능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제목만 스크랩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스크립트의 규칙성을 이용해서 글쓴이, 시간, 글 내용등 모든 내용을 스크랩 합니다.
페이지의 소스 코드를 따오는 것은 상용 프로그램을 쓰면 간단하게 할 수 있고요.
(예전에 들었는데 까먹었네요...)
프로그램 상에서 제가 해주었던 것은
타겟 사이트를 정하고 사이트 상의 소스 코드에서 규칙성을 찾아내서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프로그램이 제가 설정한 시간마다 사이트에 접속해서 (위에 있는 게시글 URL을 통해)
새로 올라오는 글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글 번호를 증가시켜가면서 다운 받을 수 있는 페이지가 NULL이 뜰 때까지)
새로 올라온 글이 있으면 제가 입력한 규칙에 따라 글 내용을 정리 후에 저장합니다.
그 뒤에 저장한 글에서 제가 입력해둔 검색어가 있으면 이 글을 따로 제가 볼 수 있게 갈무리하는거죠.
프로그램과 기초적인 HTML 지식만 있다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이제 이 프로그램으로 제가 실제 했던 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제가 검열했던 사이트는 중고나라, 군 관련 카페들 등입니다.
카페야 회원 가입을 해야 글을 볼 수 있지만, 회원 가입 거절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URL로 회원으로 로그인 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지금은 까먹었습니다.)
그리고 검색어를 짬밥, 구타, 기강, 일병, 이병 뭐... 이런 것들로 잡아놓죠...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갈무리된 글들을 읽어봅니다.
그리고 이 글 중에서 군 기강을 무너트린다고 생각되는 글들에 대해서 보고서를 써서 상위 기관에 제출합니다.
제출한 것은 모두 실적이 되고, 나중에 하급 부대 성적표 같은 것이 하달되죠..
당연히 간부들이 많이 찾으라고 닥달합니다.
제가 주로 찾았던 것은 중고 나라 등에 올라오는 군 관련 물품 거래였습니다.
군법상 군에서 준 군복, 전투화 등은 거래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것이 올라오면 거래자에게 연락해서 글을 내리라고 통보하죠.
이 통보하는건 저희 부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 부대에서 하는 것이라 저는 신경 안썼습니다.
이 외에 군에서 구타를 당했다고 검색된 글이 하나 있었는데요.
저희 관할 부대가 아니여서 해당 부대에 통보하고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당시에는 검열 같은 것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군인이었고, 군대에서 하라고 하니깐 하는 것이었고요. 딱히 죄책감도 들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건을 묻거나 은폐하려는 등의 목적으로 쓰지 않았기 때문이죠.
(타 부대에선 어떤 식으로 썼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어째든 수년 전부터 군대를 포함한 정부 조직에서 사이버 검열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프로그램까지 배포하면서요.
국정원에서 검열 안했다. 불가능 하다. 뭐 이러죠?
다 가능합니다. 이 프로그램 하나만 있으면 설정 후에 느긋하게 커피만 마시고 있어도 프로그램이 알아서 다 물어다 줍니다.
위에 프로그램에서 검색어만 바꿔보죠.
돈세탁, 푸락치, 노짱, 닭대가리, 꽃이 진 뒤에야 봄인줄 알았습니다
정말 다 검색됩니다. 누가 뭘 언제 썼고 최근 사회 동향이 어떤지 다 알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이요?
이거보다 더 쉬워요. 왜냐면 카톡은 서버 상에 카톡 내부 데이터로 전산화를 다 해놨으니깐요.
정말 프로그래머 하나만 데려오고, 카톡 데이터 관리자 1명만 있으면 하루 안에 검열 프로그램 만들어 돌릴 수 있습니다.
어떤식으로 마무리를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필력이 없다보니 중구난방이 되어 버린 느낌도 있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어째든 사이버 검열을 계속 존재해왔고요.
너무 쉽기 때문에 앞으로 없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이 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게 제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혹시라고 제가 돌린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신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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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동 검열
이건 제가 수동으로 검열을 했던 것에 대한 내용입니다.
제가 사이버 수사병이다 보니깐 간부들이 종종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항에 대해서
"야. 누구 자료 좀 인터넷에서 찾아봐라"라고 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나요? 그 분에 대한 모든 자료를 인터넷에서 검색합니다. 한 마디로 신상털기입니다.
가능하냐고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 했는지 지금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서 악용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알고, 이와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자각하고 조심해야 함을 알리기 위해서 입니다.
우선 여러분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인터넷 상에서 ID를 몇 개나 사용하시나요?
저는 2개입니다. 그리고 아마 대부분 1개 또는 2개일 것입니다.
그 말인 즉슨, 아이디는 여러분의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신상을 털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아이디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럼 뭘 하느냐... 현재 알고있는 누군가의 정보로 구글링을 해서 그 사람의 아이디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예전에 싸이월드가 한참 활성화 되어 있을 때는 정말 꿀이었습니다.
그 사람 싸이월드만 알아내면? ~~.cyworld.com/0000 여기에 0000 해당 부분에 다들 아이디를 적어놓기 때문이죠.
만약에 자기 핸드폰 번호를 적어놨다? 그럼 더 감사합니다.
아이디/핸드폰 번호/이메일 주소가 확보 되면 이 것으로 구글링을 하기 시작합니다.
만약 핸드폰 번호에 0이 있으면 o이나 ㅇ으로 바꿔서 검색해보고 7이 있으면 ㄱ으로 바꿔서 검색해봅니다.
어째든 뒤에 4자리에 한해서 그렇게 많은 조합이 나오지 않습니다. 많아봤자 16~30가지 정도죠.
이런 식으로 아이디, 이름, 핸드폰 번호 위주로 네이버, 구글, 다음 등을 돌아가면서 검색하면
왠만한 정보는 다 나옵니다. 아니 나오다 못해 그냥 퍼가네요^^ 정도로 쌓여있습니다.
이런 제 스킬을 아는 제 후임이 자기는 인터넷 관리 철저하게 해서 절대 정보 못찾을 것이라고 장담하던 후임이 있었는데요...
내기하고 30분도 안되서 여자친구랑 모텔간 내역 뽑아내서 한 동안 놀렸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소개팅을 하면서 상대방 얼굴 못보고 간적 단 한 번도 없고죠
(인터넷에 다 나옵니다. 요즘은 페이스북까지 있어서 더 쉽게 검색합니다.)
심지어 언제 어떻게 머리했는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싫어하는 음식이 뭔지
이런 것까지 전부 다 알고 소개팅 자리에 나간 적도 있습니다. (자랑은 아닙니다;;)
결론은... 여러분의 모든 정보다 인터넷에 퍼져있고
단지 조금의 스킬만 있으면 전부다 퍼 담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법적으로 이런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절대 없습니다. 다만 개인이 조심해야 되는 것이죠...
제가 추천드리는 것으로는...
1. 아이디는 최대한 여러개를 쓰세요.
여러가지를 돌려가면서 써야 나의 정보가 분산됩니다.
2. 아이디는 흔한 것으로...
제 아이디의 경우에는 대한 민국에서는 1명만 쓰는 것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땐 회사명도 있는 아이디입니다.
당연히 네이버 같은데 가입할 수 있지만 gmail 같은 거는 다른 아이디를 써야되죠.
어차피 검열하는 사람은 한국인입니다. Google에서 더미 정보 속에 내 정보를 묻기 위해선 이 방법도 좋은 방법입니다.
제 아이디를 구글에 치면 제 정보는 안나오고 기업 정보만 수두룩하게 나옵니다.
3. 주기적인 자체 검열
주기적으로 자체 검열을 하세요. 아이디/폰 번호/이메일 등등 다 검색 엔진에 검색해보고요
혹시 문제가 되는 내용이 있다면 빨리 신고해서 삭제하세요.
귀찮으시더라고 한 두 페이지 보고 마는게 아니라 페이지 끝까지 다 돌려가면서 보셔야 합니다. (상기 2번의 경우)
당신의 정보를 털려고 하는 사람은 시간이 몇 시간이 걸리던간에 털어내려고 안달난 사람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프로그램을 통한 검열의 경우 법적 규제가 마련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두 번째 수동 검열의 경우에는 스스로 대비하는 것이 유일한 대비책입니다.
스스로 준비하지 않으면 누구나 털립니다.
(어... 글 입력 후 수정에서는 본삭금이 안걸리네요... 몰랐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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