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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석 작가님의 100도씨를 다시 읽었습니다.
게시물ID : sisa_5563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박꿀만나
추천 : 5
조회수 : 4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14 16:39:51

100도씨를 처음 읽었던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때 당시 감상평은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를 왜 다시 군사정권의 잔재에게 넘겨줬을까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다시 읽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장면이 눈에 더 들어왔습니다.

주인공인 영호의 아버지가 탄 택시운전기사의 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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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예전엔 차 막힌다고 욕 엄청했는데 그래도 우리 같이 없는 사람 생각해 주는건 학생들 밖에 없더라고요."

저 말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눈에 들어왔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가 위기라고 느끼는 것은 어린 청소년들이나 젊은 청년들이나 기성세대들이나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의 후퇴

경제적으로는 치솟는 물가와 심각해지는 양극화

사회적으로는 저출산, 자살, 그동안 묵혀져왔던 우리 사회의 문제가 기형적인 형태로 발현된 일베와 같은 집단

문화적으로는 문화재에 대한 훼손부터 앞으로 키워나가야할 문화산업(만화, 게임, 예술 등등)에 대한 억압

이 밖에도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문제점들이 한번에 터져 나오고 있죠..

이런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데 우리보다 오래 살아온 기성세대분들은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실까요??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할까요??

다 피부로 느끼고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사회는 저 당시와는 다르게 해결책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합니다.

저 당시에는 군사정권, 독재라는 가장 큰 암덩어리가 있었고 그것을 제거해야 사회가 건강해 질 것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생각이 개개인마다 다르고 해결방안에 대한 토론을 하는 장소마저 다릅니다. 

인터넷이 생겼기 때문이겠지요.

저 당시에는 학생들이 독재타도를 외치는 장소와 기성세대들이 삶의 고단함에 대해 대화하던 장소가 같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장소에 모여 듣기 싫어도 남의 얘기를 들어야 했고 한번쯤은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며 때로는 부딪히기도 하며 소통했을 겁니다.

꼭 무거운 주제의 대화 내용이 아니더라도, 세대간의 그들의 고민이 무엇이고 그들의 문화가 어떤지 알게 모르게 소통되었을 것입니다.

만화에 나오는 이런 장면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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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에서 토론하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스트레스와 불만을 해소하고 있기에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내 의견이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했던 이야기와는 달리 인터넷에 떠도는 다른 사람의 글은 손가락 까딱 하는것으로 닫아버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얘기하는 부분이 비약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하는 장소는 있고 소통하고 있다. 
단지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한개 더 늘어났을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문제에 대한 얘기와 같은 무거운 얘기 그리고 나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얘기는 공개된 장소에서 보다 조금더 은밀하고 자신과 함께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에서 하는게 여러모로 편하기 때문에 나와 공감해 줄 수 있는 검증된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이것과 반대로 공개된 자리에서 즉, 오프라인에서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한 얘기는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인터넷에 갇혀 시간이 흐르는 동안

개개인들이 생각하는 해결 방법이 다른 이들은 공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벌어져 버렸고 

10대 20대와 같은 같은 세대안에서도 많이 달라져 버린 생각은

다른 세대와의 생각과는 너무 많이 달라져 버렸고 불신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선거 결과를 보면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소통의 부재로 인한 불신이겠지요.

젊은 세대가 지지하는 세력은 50대 60대분들에게는 빨갱이가 되어버렸고

50대 60대분들이 지지하는 세력은 젊은 세대에겐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나라를 망치는 세력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은 말합니다. 기성세대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조건 1번을 찍으러 간다고, 자신이 투표한 사람이 이기길 원하니까 집권여당을 

찍으러 간다고. 하지만 우리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젊은세대는 우리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정말 우리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터넷이 아닌 밖에서 기성세대와 소통하며 공감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제가 와 닿았던 택시기사분의 말입니다.

"저도 예전엔 차 막힌다고 욕 엄청했는데 그래도 우리 같이 없는 사람 생각해 주는건 학생들 밖에 없더라고요."

이 분도 처음에는 차가 막힌다고 학생들을 욕했지만 나중에는 학생들과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시 우리 대한민국이 건강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ps.두서없이 글을 써서 제가 읽어봐도 어지럽네요

시간에 쫓겨써서 오늘 읽은 100도씨의 감상을 온전히 담지도 못했구요.

하지만 그냥 오늘은 작게나마 제가 느낀 감정을 여러분과 소통하고 싶어서 

제가 쓴 글처럼 인터넷을 벗어나 소통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 앞방 할아버지를 붙잡고 얘기할 용기가 없어서 여기에 글을 써 봅니다.

모순으로 가득 찬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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