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빌라야라드비 90킬로미터 위마우로 알티에리 호CIC(특수정보센터) 담브로시아 장군, 현 D29 북유럽 합동 지휘사령관'공격'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본능적으로 이런 말이 나왔소
'이런 씨팔'
내가 이런 말을 해서 놀랐소?
당연히 그럴 테지. 선생은 공격 하자는 말에 '장성들'이 흥분해서 지랄을 떨면서 '놈들의 궁둥이를 차줄 때 까지 코빼기를 확 틀어버려!'라는 식으로 반응 할 줄 알았을 거요
도데체 어떤 놈들이 장군들은 출세를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머리에선 깡통 소리가 나는, 고등학교 축구 코치 같은 사람들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소.
할리우드에서 그랬는지, 아니면 언론에서 그랬는지, 어쩌면 맥아더와 윌리엄 헬지 제독과 커티스 르메이 대장같이 무미건조하고 이기적인 어릿광대들이 국민들에게 장군이란 이런 인간이다 하고 이미지를 심어 주게 놔둔 우리 잘못인지도 모르고.
요지는 그들 제복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현싨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거요.
나는 우리 3군을 이끌고 공격해야 한다는게 겁나 죽을 지경이오.
왜 그렇게 무서운가 하면 총알을 맞는게 내 궁둥이가 아니기 때문이지. 나는 다른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것이고, 이게 바로 내가 그들에게 맞서 싸우라 하는 상대요.
좀비가 자그마치 2억이오.
이런 머릿수와 싸우는 것은 고사하고 누가 감히 이런 규모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소?
적어도 이번에는 적의 정체에 대해 알긴 하지만 그간의 경험과 놈들의 태생, 생리 기능, 강점과 약점, 동기, 정신상태에 대해 수집한 데이터를 모두 더해 보면 여전히 이길 전망이 암울하기 짝이 없소.
유인원 한 놈이 다른 유인원 놈의 싸대기를 후려 쳤을 때 부터 인간이 써 온 전쟁 교과서는 이런 상황에서는 완전히 무용지물이지.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책을 써야 하는 거요.
기갑화 됐건 아니면 그냥 산악 게릴라건 모든 군대에는 세가지 기본적인 제약이 있소,
군대란 키우고, 먹이고, 이끌어줘야 하는 거요.
먼저 키워야 한다고. 송장들을 데리고 군대를 만들 수는 없잖소. 그리고 먹여야지. 군대가 있으면 식량이 있어야 해.
그리고 이끌어 줘야지. 아무리 오합지졸인 군대라고 해도 걔중에는 '날 따르라'고 말할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요. 키워주고 먹이고, 이끌어 주는 것. 그런데 이 셋 중에 좀비에게 적용되는건 하나도 없소.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읽어 본 적 있소? 래마르크는 그 소설에서 독일이 텅 비어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지.
전쟁이 끝날 무렵 군인들이 모자라기 시작했다는 말이오. 군인들 수를 날조하고, 노인과 남자 아이들을 전선으로 보낼 수도 있지만, 결국 그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지.
매번 적군을 죽일 때마다 그 적군이 부활해서 우리 편으로 넘어오지 않는 한은 말이오.
그런데 좀비가 바로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소? 우리 측 씨를 말려서 자기 세를 불리고 있잖소.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은 완전 일방통행이오. 인간 하나를 감염시키면 좀비가 되고 좀비 하나를 죽이면 그냥 시체가 되는 거니까. 우리는 점점 약해지는 반면, 좀비는 사실상 더 강해지고 있지
인간의 군대는 보급품이 필요하지만, 이 군대는 그렇지도 않소.
식량도 필요 없고, 탄환도, 연료도, 심지어는 마실 물이나 숨 쉴 공기도 필요 없어!
끊어 놓을 병참선도 없소, 폭파할 창고도 없소.
그냥 마구잡이로 포위해서 굶겨 죽일 수도 없소 놈들이 '아무런 결과를 맺지 못하고 흐지부지 사라지도록' 놔둘 수도 없소. 방 하나에 한 100명쯤 가둬 놓고 3년 뒤에 가 보면 여전히 치명적인 존재로 나타날 거요.
좀비를 죽이는 유일한 방법이 뇌를 파괴하는 것이라는 게 아이러니요.
좀비란 게 한 무리로 모아 놔도 딱히 공동의 두뇌라고 할 만한 게 없잖소.
지도부도 없소, 명령 계통도 없소, 이렇다 할 의사소통이나 협력도 전무하고, 암살해야 할 대통령도 없소 칼로 난도질해 버리고 싶어도 쳐들어갈 본부 은신처도 없어.
좀비 하나가 스스로 자급자족하는, 자동화된 부대이고 이 마지막 이점이 전투의 본질을 한 마디로 요약해 주는 거요.
선생도 '전면전'이라는 표현을 들어 봤을 거요.
인류 역사살 꽤 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지.
각 세대마다 허풍선이가 등장해서 자기 국민들이 어떻게 적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는지, 즉 자기 나라에 있는 남녀 노소 모두 승리하는 순간까지 목숨을 걸고 싸웠다는 헛소리를 나불거리곤 하였소.
이건 두 가지 측면에서 완전 허풍이오. 우선 어떤 나라나 집단도 100퍼센트 완전하게 전쟁만 할 순 없소.
물리적으로 가능하지가 않으니까.
높은 비율,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주 오랫동안 치열하기 싸울 순 있겠지만, 모두가 항상 싸운다고?
그럼 꾀병을 부리는 놈들이나 양심적인 전쟁 반대자는 어떻게 할 건데?
환자들, 부상병들, 파파 노인들과 꼬맹이들은 어떻게 할 건데?
잠을 자거나, 밥을 먹거나, 샤워를 하고 있거나, 큰일을 보고 있을 때도 싸우나? 그럼 그게 승리를 위한 똥인가?
그래서 인간은 전면전을 할 수 없다는게 첫 번째 이유요.
주 번째는 모든 나라에 그만의 한꼐가 있다는 거요.
한 집단 내에는 기꺼이 목숨을 바칠 사람들도 있소.
전체 인구 대비 그 비율이 상당히 높을 수도 있지만 국민들은 언젠가는 감정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함계에 부딪치게 돼 있지.
일본은 미국에서 원자 폭탄 두 개 날리니까 그냥 뻗어 버렸잖소.
베트남도 우리가 그런 폭탄을 두 개 정도 던져 줬다면 항복했을 수도 있었겠지만(하느님이보우하사) 그 전에 우리가 두 손 두 발 들어 버렸지.
그게 바로 인간 전쟁의 본질이오. 양편이 서로 상대방이 버틸 수 있는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전쟁이고.
아무리 전면전이 좋다고 떠들어도 항상 한계는 있기 마련이오. 우리가 좀비가 아닌 이상.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적극적으로 전면전을 펼치고 있는 상대와 맞서고 있소.
좀비에게는 인내의 한계란 게 없소. 놈들은 결코 타협하지도, 항복하지도 않소. 놈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싸울 거요.
우리와 달리 놈들 하나하나가 매 순간 이 지구상의 생명체를 깡그리 잡아먹는데 100퍼센트 몰두해 있으니까.
그게 바로 로키 산맥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적의 정체요. 바로 우리가 그런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