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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교도대의 훌륭한 소대장님 일화
게시물ID : military_241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린구림
추천 : 5
조회수 : 282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6/14 16:13:45
안녕하세요 저는 경비교도대 269기 기린구림입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이름이지만,
예전엔 각 교정시설에는 경비교도 중대가 있었습니다.(두 시설에는 대대가 있었지요. 모두, 육군훈련소에서 차출되어 용인 법무연수원에서 후반기훈련을 받고 각 교정시설로 배치됩니다. 2년복무를 기준으로 당시 현역 경비교도는 전국에 2천명 정도의 인원이니 매우 적은 수이긴 하네요.)
복무당시엔 훈련이 매우적게 있어서 몸은 편하지만, 아무래도 당장 현장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내무생활이 바짝 쪼여지는 부분은 있었습니다.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교도소안에 갇혀있는 상황이니 구타도 자주 있었고, 말도 안되는 부조리들도 많이 보였지요.
 
 그 전부터 밀게엔 경비교도대 관련 썰들이 종종 올라와 있어 눈팅을 자주하곤 했습니다.
여러분들 께선 한번씩은 접해 보셨으니, 서론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제가 이교(경비교도의 계급 이교6->일교6->상교7->수교5)를 막 벗어났을 때, 막 여름이 올 때쯤이겠네요.
 저는 감시대 근무를 서고 있을 때였습니다.
경비교도의 직무는 거의 경계근무이며 매일 주간 6시간 야간 2시간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리고 조금 특이한부분이 감시대인데, 교도소영화같은거 보면 왜 높게 올라가있는 망루(헤드라이트 밝은거 있고..)가 있잖아요?
그게 감시대이며 그곳이 비어있는 시간이 1초라도 있으면 안됩니다.
따라서 근무교대후 교대한 대원이 밖에서 자물쇠로 잠급니다. 
또한 인원이 많이 않아서인지 모든 감시대 근무는 혼자서는 단초근무입니다.
실탄이 구비되어있는 곳에 단초 근무이니 그만큼 경비교도대에겐 가장 자살, 자해사고가 많이 일어났던 골치아픈 근무지 였죠.
문제는 여기서 일어납니다. 몇시간씩 이 위에서 근무를 서고 있어야 하는데 문은 밖에서 잠겨있습니다.
너무화장실이 급할 때 방법이 없는 겁니다.
보통은 교대근무자 와서 제가 막사로 복귀할 때까지 참고 가는 상황이었으나 이 날은 커피를 많이 마셔서인지, 도무지 못참겠는겁니다.
그 때 설상가상으로 가장 FM으로 악명 높았던 소대장님이 순찰을 도시네요.
순찰을 돌 때 밖에서 잠겨있는 문을 따고 감시대 위까지 올라와서 총기, 방독면, 헤드라이트, 실탄과 공포탄등을 점검합니다.
소대장이 올라와서 점검 하고 가시려 하는데 눈앞에 아무것도 안보이게 된 저는 조심스레
"소대장님...죄송하지만 화장실이 너무 급해 참기가 힘듭니다."하고 말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의외로 소대장님은 순순히 "그래 내가 여기 있을 테니 빨리 다녀와라." 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뛰어내려가려던 때
"기린구림아.."
"일교 기린구림!"
"총은 주고 가야지 여기 어떻게 맨 손으로 서 있겠냐.." (감시대는 1인 1화기가 아닌 1근무지 1화기가 원칙입니다.)
"일교 기린구림!"
총기를 넘겨 드리고 빠르게 계단을 뛰어내려가 감시대 밖으로 나가 시원하게 볼일을 본 후 다시 감시대로 간 저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좌경계총을 한 채 사방을 주시하고 계신 있는 소대장님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경교대 소대장은 일반적으로 부사관 출신이나, 젊고 경력있는 교정공무원이 임명되는것으로 알고 있지만.
어찌되었든, 군인의 신분인 우리와는 다른 한명의 공무원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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