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게를 둘러보다보면 흑백논리로 집주인을 옹호하지 않으면 도둑놈을 옹호하는거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조금 보이네요.

또 도둑새끼니까 뒤져도 괜찮다.라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가시고 계시는 분들도 많이 보이구요;;;

 

여기선 도둑을 옹호하는 사람 없습니다. 집주인의 행위가 정당방위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이 나뉠 뿐입니다.

 

 

일단 이 사건에서 집주인의 잘잘못을 논하기 전에 판결문 부터 살펴봐야 하는데, 판결문을 한번 읽어보지도 않고 글을 쓰시는 분들이 태반인것 같습니다.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가 왜 집주인에게 실형을 선고 했는지에 대한 근거가 나와있습니다.

 

판결문에는

 

절도범인 피해자를 제압하기 위해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아무런 저항없이 도망가려고 했던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장시간 심하게 때려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행위는 절도범에 대한 방위행위로서의 한도를 넘어선 것

 

이라고 나옵니다.

 

단순히 빨래건조대로만 때린것이아니고, 엎드려서 손으로 뒤통수를 가리고있는 도둑의 머리를 발로 수차례 가격했고, 자신의 벨트를 불러 도둑의 등부위를 수차례 가격했다고도 나와있습니다.

 

 

재판부는 도둑이 저항없이 도망가려고했다. 즉 이미 제압된 상태라고 봤습니다.

 

재판부가 이미 제압된 상태라고 추정할수 있는 증거는 집주인의 증언과 도둑에 몸에 남은 상처뿐이죠. 도둑이 뇌사를 했으니 증언을 할수 있을리 없고요.

집주인은 아마 도둑이 '도망가려고 했지만 붙잡고 계속 때렸다.'라고 증언했을 겁니다.

즉, 집주인은 도둑이 이미 제압된 상태인걸 인지했지만, 계속 폭행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해버린 꼴입니다;;;(변호사는 집주인 입단속안하고 ㅠㅠ)

빨래건조대, 벨트로 등부분을 계속 때렸고, 발로 머리를 계속 차버렸으니 상처가 남아 거짓말도 못했을 겁니다.

 

 

한국 법에서 정당 방위가 성립하려면 자신의 신체나 재산에 위험이 있어야하는데, 도둑이 이미 제압된 상태면 위험이 사라졌으니 더 때리면 정당방위가 아니라 폭행입니다. 그땐 붙잡아서 경찰에 신고하고 넘기는게 맞는거죠.

 

도망가려는 도둑을 붙잡아서 뇌사상태에 빠질정도로 두들겨 패는건 분명 정당방위를 넘어선겁니다.

 

 

'만약에 도망치는척하다가 흉기빼들고 반격하면 어쩔꺼냐?'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법에는 만약이란게 없습니다. 있어서도 안되구요.

 

 

그리고 도둑이 진짜 흉기를 들고 있었다면, 집주인이 벨트 푸는 시간에 흉기 빼들고 덮쳤겠죠. 집주인이 벨트를 풀고있을때조차 도둑은 도망갈수 없을정도로 상해를 입었다는 증거죠. (이게 결정타 인것 같습니다...)

거기다 집주인은 20대, 도둑이 50대인 점도 고려됐을 겁니다. 분명 20대가 힘의 우위에 서있을테니까요. (뭐 가끔 20대의 신체나이를 자랑하시는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도 있지만, 이번 경우는 아닌것 같군요.) 

 

 

 

그리고 미국에서 집에 침입한 강도를 쏴죽였을때 무죄판결받은걸 가지고 비교하시는데, 애초에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미국 사례의 경우 강도들이 제압된상태가 아닌, 집으로 쳐들어 오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위협이 되는데 그땐 강도가 총맞아도 할말 없죠.

한국의 경우 도둑이 제압당하고 도망가려는걸 붙잡고 뇌사상태까지 두드려 팬상황이죠. 위험이 없는 상황인데도 계속 폭행한겁니다.

 

미국에서도 제압당하고 도망가는 도둑 총으로 쏴죽이면 정당방위로 인정 안됩니다;;;

 

 

 

재판부의 이번판결은 정당방위를 하지 말라는게 아닙니다.

신체나 재산에 대한 위협이 사라진 이후에도 발생하는 폭력은 정당방위로 인정할수 없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