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 분들마다 판단은 다르겠지만 캡틴이 찌질하네 라는 의견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네요.
오히려 원작보다 더 현실감있게 본인의 가치를 잘 나타내줘서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캡틴이 지키고자 한 것이 단지 우정이다... 이런 의견은 아닌 듯 싶네요. 애초에 소코비아 협정을 반대하게 된 계기가 버키 때문도 아닌데...
또한 버키를 지키려고 한 게 아니라 정당하게 죄를 묻기 위해 그를 찾아갔던 것이고, 팔콘과 본인만이 진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것을 설득해줄 시간과 들어줄 상대가 없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캡틴 입장에서 제모가 판 함정을 알 턱이 있었을 리도 없고, 그런 사실이 알려졌을 때 버키를 죽이려는 아이언맨을
'그래, 사실 쟤가 니 부모님을 죽였어, 그러니 니가 버키를 죽여도 모른채할게'
이럴 순 없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는 모두를 구할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영화를 보고 난 이후 제 생각은 모든 캐릭터가 각자만의 명분이 있고, 그 또한 인간적인 관점에서 다 이해할 수 있는 명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 속 응어리를 엔딩 부분에 억지로 풀어내려 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지 갈등 해소의 여지만을 남겨둔 채 끝맺는 게 좋은 판단인 것 같아요.
영화는 윈터 솔저보다 긴장감은 약간 덜하지만, 화려함은 더 커졌습니다. 딱 기대한만큼 그 가치를 충분히 빛낸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루소 형제에게 정말 감사하는 건, 빌런을 소모품 다루듯이 대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고질적인 문제를 잘 해결한다는 것이에요. 알렉산더 피어스와 맞먹는 빌런이 이번에도 나올까 싶었는데, 나왔습니다. 제모는 또 하나의 진중한 빌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