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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슬픔
게시물ID : today_558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건초
추천 : 10
조회수 : 13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2/13 01:05:59
이사 오고나서 작은 슬픔이 생겼다.

그 전에 살던집에서 먹던 배달음식이나 포장음식들을 먹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이서방치킨, 신전떡볶이, 햄버거배달.. 단골집들이 있었는데..
물론 여기도 음식점이 많지만..
다 안먹어본것들이라 쉽게 시도를 못하고있다. 

그저 전에 즐겨 먹었던 맛난것들이 그리울 뿐이다.

오늘은 피자가 너무 먹고싶었다.
집 부근에 도미노피자가 없어서
퇴근시간에 맞춰 찾아가려고 예약을 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길이 막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피자를 보조석에 놓고 냄새를 맡으니,
너무 배고픈 상태여서인지 정신이 혼미해졌다.
괜히 지나가는 선량한 운전자들을 지적하며 궁시렁거리고..
초조했는지 엑셀을 밟는 다리가 후들들 거렸다.
집에 도착하니 역시 피자는 짜게 식어있었다.
물론 맛있게 먹긴했지만 더 맛있을 수 있었던건데..

신전떡볶이도 엄청 좋아해서
이십분 거리까지 사러간적이 있다.
주차하고 어영부영하면 삼십분..
역시 집에오니 뿔어터져있었다.
물론 맛있게 다 먹었지만 더 맛있을 수 있었던건데..

더 맛있을 수 있는걸 덜 맛있게 먹게되면 기분이 별로다.

괜시리 슬퍼졌다.
내가 행복감을 느끼던것들 중 몇가지를 누리기 어렵게 된 것이다.

내가 여기서 행복하려면 
우울하거나 적적할때 먹을 맛난 음식점을 찾아야한다.
집밥으로는 채워지지않는 외부음식의 쩔은 맛. 
일명 속세의 맛. 상업적인 맛!
그리고 적절한 소비에서오는 즐거움 또한 크다. 
하루빨리 나의 소소한 지갑을 바칠 적절한 소비처를 찾아야한다.

나의 요즘 최대 고민이 이것이라는게..
난 참 단순한 사람같다.

어떤의미로 나는 참 대~단하시다.
누군가가 내가 잘 살고있다는 증거들을 뭐든 보여달라고하면
내밀어 보여줄게 단 하나도 없는데.. 
나는 걱정이 너무 없다. 
아무것도 없음에 대한 걱정.. 아무것도 없다보니 걱정도없나..?
생각도없고.. 진짜 있는게 없다.

걱정거리들을 해결하기보다는 다 삭제시켜버리는 버릇에서 온것인가
싶기도 하다.

아니 뭐 그것보다 그냥 요즘 마음이 평온한거겠지..

아직도 나는 가짜평화에 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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