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떨리고 손이 떨리네요
되도록이면 짧게 쓰겠습니다
제가 34, 남편이 38입니다.
그리고 뱃속에 7개월 된 아가가 있습니다.
남편은 자영업을 하는데 몸 쓰는 일(흔히 말하는 노가다)이구요...
사정이 워낙 안좋은터라 직접 현장 나가서 뜁니다.
빚이 9천만원 있습니다.
사업시작하면서 진 빚이 2천.
최근 부도가 날 위기에 처해서, 저희 친정에서 빌린 돈이 2천.
그리고 총각때 친구한테 빌렸던 돈이 5천.
오늘 진지하게 할 얘기가 있다며 부르더니,
친정으로 가라 합니다.
(참고로 친정은 잘먹고 잘삽니다만...
엄마가 유별나셔서, 남편을 사위로 인정 한지도 얼마 안 됐고
조금만 수가 틀리면 심한 언어폭력으로 사람을 피가 마른다 할만큼 괴롭힙니다.)
자기는 이제 다 끝났다고...
원래 허약체질에다가 뼈가 좀 약한 건 결혼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만.
며칠 전부터 날씨 추워지기 시작하자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아파서 정신이 혼미하다고 합니다.
사업시작하면서 아는 사람에게 빌린 돈 2천을
며칠전부터 갑자기 빨리 돌려달라고 독촉을 한답니다. (원래는 자리 잡을 때까지 천천히 쓰라고 했었음)
그리고 일주일 전쯤 5천을 빌려줬던 친구도 갑자기 찾아와서 1~2천이라도 일단 갚으라고 독촉을 하구요.
그리고 근래 며칠 간, 친정엄마가 전화로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노가다 주제에로 시작해서, 내 돈 2천 당장 내놓고 연 끊자며,
대기업 직원도 빚을 얻기 시작하면 인생 말아먹는 법인데
너 따위 무능한 자식이 무슨 수로 처자식 먹여살리겠느냐 등등... (순화해서 쓴 내용입니다)
엄마 독설은 어제부로 잠잠해졌는데, 남편이 상처를 크게 받은 모양입니다.
당장 두 달 밀린 월세 40만원도 낼 돈이 없고,
하다못해 내일 출근할 때 쓸 기름값도 없고,
세금을 못내서 독촉장이 날아왔는데 그 돈도 없고,
통장잔고는 천몇백원.
자기 상황은 이러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 막다른 골목이라며 웁니다.
화도 내보고 달래도 보고 울어도 보았지만
미안하다며 마냥 웁니다.
내일이 마지막이라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간신히 달래서 술을 몇잔 억지로 더 먹여서 재워놨습니다만.
정말 저 사람 진심으로 죽을 생각인 걸까요?
자살예고 하는 사람치고 진짜 죽는 사람 없다는 말도 떠오르고,
자살 운운할 때 잘 달래주지 못하면 결국은 저지른다는 말도 떠오르고...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진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와중에 키우는 고양이놈은 간식 달라고 울고불고 쫓아다니는데,
간식은커녕 건사료도 낼모레면 다 떨어질 판...
하...
어디다가 말할 데도 없고,
너무너무 찌질한 내용이라 글 올렸다가 욕만 먹을까봐 겁도 나는데
야밤에 어두운 방안에 멍하니 앉아있으려니 미칠 것 같아서
인터넷에 글이라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