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에 밀아게에는 호놀룰루 홀롤롤루 호롤롤로 비슷한 아이디를 가진 괴생명체 하나가 살고있었어요.
그날, 2013년 6월 15일 토요일. 언제나 그랬듯 집구석에서 여유로운 주말을 즐기며 밀아를 하고있던 괴생명체의 눈에 문득 노란 봉투가 들어왔어요.
출처불명의 봉투를 뜯어보니 그 안에는 만원짜리와 오천원짜리 상품권이 있었고, 괴생명체는 문득 그게 불타오르다 말다 하는 게임인 트릭스터에 바칠
캐쉬용 문상이었다는걸 기억해냈어요.
그러나 요즘 트릭스터가 많이 뜸해진 괴생명체는 깊은 고민에 빠졌답니다.
만 오천원.
11연가챠 한번.
아니, 100mc 혜택과 250mc 한번 해서 14연 가챠.
괴생명체는 삼초고려 후 끝내 결심했어요.
가자.
과금의 길.
재앙의 시작은 다름아닌 집구석 문상이었답니다.
괴생명체는 떨리는 마음으로 MC를 충전했어요. 그 와중에 플레이스토어로 설치한 밀아라서 한번 지우고 티스토어로 다시깔고 컬쳐랜드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찾느라 난리를 피우는 등 수만가지 역경과 고난이 있었지만 그딴건 중요하지 않으니 스루하고, 어쨌든 괴생명체는 온갖 고난과 역경끝에 mc를 충전했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충전한 첫 mc. 뭐가 나오든 사랑하겠다는 그 마음은 겪어보지 못한 자의 오만이었다는걸 괴생명체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어요.
첫 만남은 학페리였어요. 학가레도 아니고 학페리가 떴지만 시작이 슈레니 나쁘지 않다는 마음이었어요. 괴생명체는 부캐에만 있는 가챠학도형과의 만남을 즐거워했답니다.
다음으로 괴생명체는 가챠삼성 크럭키를 만났어요. 유난히 인연이 많았던 크럭키가 풀돌+1 이어서 판지가 엊그제같은데 눈치없이 쓰레기통에서 또 기어나오냐고 욕을 했지만 괴생명체는 어쨌든 웃고있었어요.
다음으로 돌린 가챠에서 페리도트가 나왔지만 괴생명체는 심호흡으로 자기를 달랬어요. 괜찮아. 아직 많이 남았어.
슬슬 괴생명체는 인내심의 심지에 불이 붙는걸 느꼈어요. 얘도 배수고인인데 의미가 다르잖아요?
3성 장악률이 상당하단 사실을 깨달은 괴생명체의 입에서 슬슬 단내가 풀풀 풍기기 시작했어요.
잘못 올린게 아니고 티니아가 또 기어나왔어요. 저 큰 눈알을 후벼파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참고 괴생명체는 떨리는 손으로 화면을 터치했어요.
지금 시즌에 따라 필요한 카드가 뭔지 알것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았어요. 학페리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괴생명체는 슬슬 정신줄을 놓았답니다.
불과 며칠전에 찬양했던 가챠이쁜이 니스도 지금은 그냥 찌끄레기에 지나지 않았어요.
괴생명체는 슬슬 인내심이 붕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현란하게 터쿼이즈가 또 등장한 순간 이미 괴생명체는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무덤을 뚫고 올라온 고인의 면상에 침을 뱉고싶다고 생각하면서, 괴생명체는 마지막 가챠가 끝난걸 망연히 쳐다보고 있었어요.
하지만 아직 끝은 아니었답니다. 초회한정+처음 해보는 단발 가챠에서 뭔가 건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괴생명체는 떨리는 손으로 가챠버튼을 눌렀답니다.
이제와서 배수를 바라는것도 아니었고 슈레플을 바라는것도 아니었어요.
괴생명체는 붕괴한 자신의 멘탈을 잡아줄, 일러라도 사랑스러운 레플을 원하면서 가챠를 돌렸습니다.
라스카
키라 클레오파트라
괴생명체의 눈이 시뻘겋게 물들었어요.
그리고 괴생명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