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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아버지의 시계
게시물ID : humorstory_1548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선량한시민
추천 : 15
조회수 : 88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8/06/21 10:37:14
대학이 정해지고 자취를 시작하게 된 바로 전날, 아버지가 자기 손목에서 시계를 풀어주었다.
순금시계라고는 했지만 정말 아저씨들이나 쓸 법한 촌스러운 시계였다. 

「돈이 부족해지면 이걸 저당잡혀. 많지는 않아도 급한 돈은 될테니까」
 
그렇게 말했다. 

2학년의 어느 날, 도박에 빠져 집세를 낼 수 없게 됐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을 때 문득 그 시계을 떠올린
나는 아버지의 그 시계를 전당포에 가지고 갔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가짜로 판명되었다. 
곧바로 아버지에게 전화했다. 

나       「어이! 가짜를 주면 어떡해!」 
아버지 「아하핫, 이제서야 깨닫다니. 그렇지만 명심해둬. 사람이 곤란할 때일수록 배신당하고 사기당하기
             좋을 때니까. 특히 '이 사람만큼은'하고 믿고 의지하던 곳일수록. 하하, 그게 이 애비의 교육이다.
             그런데 얼마나 필요한거야?」 
나       「참나····알았어요. 1~2만엔만 빌려주세요···」 
아버지 「내일 입금해주마. 뭐에 쓰려는지는 묻지 않으마. 돈이 없는 이유는 부모님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아하하하하, 여자한테라도 빠진거야? 이 바보 아들아! 하하하!」 

솔직히 마음 속으로 화가 났었지만, 아버지의 목소리는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작은 회사지만 경영자다운 교육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버지도 지난 여름, 암으로 돌아가셨다. 왕년의 건장한 풍체도 사라지고 뼈만 남은 아버지가 또 
시계를 주었다. 필사적으로 억지 웃음을 지으면서 말씀하셨다. 

아버지 「돈이··급하면 전당포에라도···맡기거라··!」 

이번만큼은 틀림없는 진짜, 오메가의 시 마스터 시계였다. 기이하게도 그 날은 내 생일이었다. 

나       「아버지 시계는 가짜잖아....전당포에는...맡길 수 없다구...」
 
진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그렇게 말했고, 우리 둘은  웃었다. 그리고 3일 후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도, 시 마스터는 물론, 그 가짜 금박시계까지 도금이 다 벗겨졌음에도 아직 갖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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