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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의 학생이다.
게시물ID : humorbest_559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짱구는목짤라
추천 : 93
조회수 : 3416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8/23 19:26:11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8/23 13:02:07
나는 대한민국의 학생이다. 

대한민국의 학생으로써 정말 짜증나는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두발제한을 꼽을 것이다. 


사실 , 나 뿐만이 아니라 두발제한을 짜증나 하는 학생은 

한두명이 아닐 것이다. 

두발제한을 찬성하는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지금 불만으로 가득 찬 내 마음으로는 그 학생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내가 두발자유를 어째서 주장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일단, 

-내가 머리를 기르고 싶으니까. 

내가 머리를 기르고 싶으니까 두발 제한을 풀어달라고 하는 것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주장이며 이런 것으로 규칙을 없앨 순 없을 것이다. 

물론 그 규칙이라는 것도 제대로된 규칙이 아니긴 하지만. 

본래 규칙은 상호간의 동의하에, 협상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에서는 우리가 그 학교에 입학하는 것에서 부터 

이미 우리의 동의는 받아진 것이나 마찬가지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학교 입학과 관련된 선택권은 우리에게는 없다. 

쉽게 말해, 내가 지금 재학 중인 서울 화곡 남자 고등학교는 

내가 전에 다니던 중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 뺑뺑이 " 로 들어갔다. 

내가 학교 리스트를 보고 내 적성에 맞는, 

교풍이 내 마음에 들어맞는 학교에 원서를 내서 

당당히 합격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주소에 의한 제비뽑기로 들어간 곳이 지금의 학교란 말이다. 


이 것에 나의 동의는 없었으며, 

때문에 난 교칙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내가 다른 교칙들에는 토를 달지 않고 성실히 수행하는 것은 

그 것이 나에게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허나 두발제한은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 머리가 짧아야 공부가 된다 " 
" 머리에 신경 쓰면 공부를 못한다 " 

논리적으로 생각해보자. 

머리에 손질하느라 신경쓰느라 공부에 쓸 시간을 빼앗긴다는 말인가? 

마치 " 공부는 인생의 전부 " 라고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 

자신의 머리에 신경을 쓰고 손질하는 것은 

절대로 "학생으로서 하지 말아야할 것" 이 아니며 

"하나의 인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자신의 신체를 아름답게 가꾸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 이다. 

" 침해받을 수 없는 기본적 권리 " - 천부인권 을 말살하는 

두발제한 의 해제는, 

법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그리고, 두발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다시 말해, 자신의 개성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 개인의 개성있는 삶이 결과적으로 

사회 발전에 공헌함이 있음을 교과를 통해 

누누이 교육 받아왔다. 

교과를 가르치는 학교에서 가르친 내용에 반대되는 

" 개인의 개성 표출을 억압하는 " 두발제한을 시행하고 있다니... 

모순이 아닌가? 

사회는 모순-문제의 존재로 인해 발전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문제를 방치해두라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그 문제의 해결과정이나 문제 해결 후 

닥치는 새로운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만드는 것에서 발전을 한다는 말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불합리한 규칙 - 두발제한이 

어디서부터 이어져 오는 지, 그 뿌리를 알고 있는가? 

그 것은 바로 일제 강점기 시대 .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국민은 모두 군인 이라고 말하며 

두발제한령 을 엄포하였다고 한다. 

이 것이 이어져 내려와 

아직도 나라의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라는 곳 에서 

일제강점기의 폐해 - 두발제한을 실시하고 

이 것을 어기는 자는 

무참히 몽둥이질 하고 지키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21세기, 

예전과 같이 학생들은 공부밖에 할 수 없던 

그런 시대가 아니다. 

24시간 학생들이 학교에서만 생활하는 것도 아니며, 

학생들도 사회 참여의 기회가 많아지고 있으며, 

또한 우리는 학교 와 집 독서실 학원 밖에 모르는 학생들이 아니다. 


우리는 나라와 여러 기관들에서 주고 있는 참여의 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분명히 신체의 일부분의 속하는, 우리의 신체를 

두발제한이라는 명목 하에 학교에 담보를 맡기고 있는 꼴이라 

매우 심한 불편을 느끼고 있다. 

나라와 학교에서 학생을 생각한다면 바꿔야하지 않나? 



2000년도, 기억하는가? 2000년도에는 NO CUT!! 운동이 전개되었다. 

극에 달하는 두발제한 때문에 서명운동과 시민운동이 벌어지고 

언론에서는 교육부에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결국 교육부는 

" 두발제한에 관한 것은 [학교]의 자율에 맡기도록 하겠다. " 

라는 말만 남기고 슬그머니 회피해버렸고, 

사람으로서 당연히, 그리고 학생이기에 더욱 더 보장받아야할 

자율성을, 그 중에서도 신체에 대한 자율성을 학교에 빼앗겨 버린 학생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불만감을 표출해내고 있다. 


두발제한은 교육이라는 큰 뜻을 이루기 위한 

합목적적 제한이며, 그저 작은 과정일 뿐이라고 하는 현 교육당국.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가 그렇게 좋아하는 미국에서 조차 

신체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을 공공복리로 취급하진 않는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모임이 있었다. 

다들 서로서로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유독 우리나라 학생들만 대한민국 학생들끼리만 

모여서 다른 이들의 모습을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한다. 


언어의 문제였을까? 그렇지 않다. 

그 모임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대한민국의 학생 대표로 

결코 고만고만한 학생들이 아니다. 

영어쯔음에 그렇게 쉽게 얼어붙을 학생들이 아니다. 


어째서였을까? 

똑같은 3cm 식 스포츠 머리에, 똑같은 교복을 입고 

모임에 참가한 학생은 우리나라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우리나라는 그 자리에서 국제적인 따돌림을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 

우리가 다른 나라 학생들을 등지고 그룹을 만들어 대화한 것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함께 대화를 나눠보라는 취지에 어긋나게 

우리는 제한된 두발과 교복 때문에 그들과 함께 어울려 

그들의 대화에 참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는 

학생회장 이라는, 학교 학생의 대표자가 있다. 

학생회장은 선거-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다른 선거와 같이 후보들이 나와 몇 개의 공약을 내걸며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 공약들 중에 언제나 들어가는 공약이 무엇인지 아는가? 

다들 눈치 채셨을 것이다. 

" 우리학교를 두발 자유화 시키겠습니다 ! " 

남들이 이 말을 듣게 된다면 난 차마 부끄러워 숨어버릴 것 같다. 


학교라는 곳에서 학교의 교칙을 꺽겠다는 말을 이렇게도 당당히 

할 수 있다니... 

이 것은 곧 학생들에게 있어 두발제한은 절대적인 불편함이라는 것 과 

동시에 교사들 또한 그 것을 인정하고 

두발제한이 옳다고 보지만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들이 두발제한이 옳다고만 본다면, 

후보가 그런 공약을 내세울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무튼 이런 학생회는 실상을 보게되면 힘을 빼앗긴 학생회. 

아예 징계를 각오하고 조직적으로 투쟁을 하면 모를까 

학교는 학생회라는 학생들이 뽑은 학생위원들 조차도 

두발제한에 관해서는 입 밖에 내지 못하도록 완전히 막아버렸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라고 외치고 있지만 

주인의 의견은 완전히 무시해버리는 곳도 있는가? 

우리는 그런 학교는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두발제한을 원하지 않는다.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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