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생이다
가난한 대학생.
하지만 집이 가난하다고 내 마음까지 가난하지는 않다.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날 거지로 본다.
돈이 없어서 항상 학식을 먹는다.
치즈라면과 공기밥..
항상 2050원 짜리 점심을 먹는다.
나는 이 생활에 만족한다.
허나 내 주위의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왜 매일 학생식당만 가냐고,
다른 것좀 먹으라고,
돈이 없어서 그러냐고 물어본다.
오냐, 돈이없다.
돈이 없어서 매일 2050원짜리 밥을 먹는다.
돈이 없어서 매일 과잠바만 입고 다닌다.
그래 난 이 생활에 만족한다.
그래 니들이 내 뒷담 깐 것처럼 난 거지근성에 쩔어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난 니들처럼 남 뒷담은 안 깐다.
니네들 처럼 돈이 없다고 사람을 무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사는게 내 꿈이다.
니들이 술쳐먹는데 펑펑 쓰는 그 돈,
그 피같은 돈으로 나는 전공책을 사서 본다.
니네들에게 몇십만원 술값은 그냥 하루 즐겁게 노는데 드는 비용에 불과하겠지만
나에게 오만원짜리 책값은 알바로 이틀을 보내야 만질수 있는 귀한 돈이다.
왜 어딜가든 사람들은 외모나 돈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가?
왜 추레하거나 가난해 보이는 사람을 멸시하는가?
너희들이 나에게 쏘아대던 경멸이 나를 주눅들게 했나보다.
얼마전 비가 와서 우산 사러 들어간 미니스톱 아저씨가 그렇게 친절할수가 없어서 눈물이 났다.
계산대에 내려놓은 3500원짜리 우산에
"요즘 날씨가 영 안좋죠? 그래도 곧 맑아질 겁니다" 라고 먼저 말씀 건네주시던 아저씨가 정말 고마웠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 가난을 벗어나진 못하겠지..
그렇지만 니네처럼 마음이 가난하지는 않다 이 개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