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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을 보고 문득 떠오른 김수영 시인의 시
게시물ID : readers_55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늘휘
추천 : 7
조회수 : 29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2/20 10:34:39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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