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어릴 적 마당에 준호라는 이름의 큰 흰둥이를 키우고 있었대요.
어느날 엄마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
외할머니께서 초에 받침없이 티비에 올려두고 외출을 갔는데
그게 티비에 고대로 옮겨 붙어 불이 났었어요.
외할아버지도 계셨지만 술에 취해 잠이 드셔서 검은 연기가 한 가득이 되도록
둘 다 쿨쿨 자고 있었대요.
그때 준호가 창문을 깨고 들어와
외할아버지가 큰 유리 깨지는 소리에 놀라 일어나셔서 피신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해요.
집 안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나고 티비에서 탁탁 큰 소리가 나는데 사람이 안 나오니 낑낑거리다가 뛰어든거죠.
그 후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크던 그 개는 마을에 풀어둔 쥐약을 먹고...명을 다 했는데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안 계실때 마을 어른들이 약 돌기 전에 잡아야 한다고 엄마에게 뺏어갔고...
그 어른들은 들어와 소식을 들은 외할아버지께(시골 마을 넘버원) 이 세상 있는 욕 다 처잡수시고 마을에서 공공연히 마을 개 잡아 먹는 풍습은 없어졌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