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일요일 아침에 티비 보고 있는데 (BR Klassik)
성악하는 분들 오디션 보고 공부하고 이런 반 인간극장같은 프로를 하네요.
근데 중간에 갑자기 한국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팁이 될까 하여 교수가 말한 내용을 지금 생각나는대로 좀 옮겨보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성악의 시옷자도 모르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입니다.
1. 오디션 현장에서 중간 인터뷰 때
" 사우스코리아에서, 정말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옵니다.
그들은 이미 대학을 끝냈지만 이탈리아의 성악 테크닉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오는데,
그 수가 정말 많아요.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남한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뒤에서 한번 화면을 보여주는데 한국인 서류가 정말 많았음 ㄷㄷㄷㄷ)
"저는 지금 이 사람들 중, 몇 사람이나 들어오면서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저는 누구 입니다. 무엇을 부르려고 합니다' 를 말하는지를 보고 있습니다."
- 근데 대부분 긴장하셔 들어오셔서 피아노 주자에게 바로 악보를 건네주고 그냥 계십니다.
오디션 보시는 분들이 '무엇을 부르실건가요?' 하고 물어보면 그때서야
작곡자와 제목을 딱딱하게 말합니다. 근데 저는 사실 저라도 이럴 것 같은데
우리나라가 원래 교수님 앞에서, 특히 오디션에서
좀 여기저기 밝게 막 인사하고 그런 문화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합니다. 표정도요. 내가 이 오디션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니면 여기서 도대체 뭘 해야 하나 모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절대로 쓸 수가 없어요."
"특히 무대에서 자신의 얼굴 몸짓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알고 있다는걸 보여줘야 합니다."
2. 오디션에 대해서 따로 수업하면서
"(피아노 주자에게 악보 하나를 건넬 때도) 옆자리까지 충분히 돌아와서 피아노 주자에게 잘 건네줘야 하지
피아노 옆쪽에서 청중 쪽으로 (오디션 심사위원 쪽으로) 엉덩이를 쑥 내밀게 되는 위치에서 악보를 주거나
하지 말아야 합니다. (무대 위에서 본인이 어떻게 보이는지 생각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셨습니다)."
"저는 오디션을 보면서 물을 들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뽑지 않습니다.
그 짧은 오디션을 부르면서 물을 마셔야 하는 사람에게 아리아를 부르라고 할 수 없어요.
그렇게 해야만 본인의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면 실제 무대에서도 3분 부르고 물을 마시고 3분 부르고 물을 마시고,
( 뒤에 "이렇게 노래를 불러야만 제 최고의 공연을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 ) 그렇게는 안됩니다." (ㄷㄷㄷ)
"들어오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바닥을 보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 자기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는 사람을 뽑을 수 없습니다.
제가 한시간에 열두명의 오디션을 보는데, 굳이 쭈뼛거리는 사람을 뽑지 않겠죠."
그 뒤에 다른 외국 학생들이 자신이 예전에 오디션 봤던 이야기를 하고 그러는데
모두 "절망적이었다" "오디션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최악의 것" 이라면서
자신이 긴장해서 무대에서 했던 흑역사를 설명하고 했습니다. 그만큼 모두에게 오디션이 힘들다는 거겠죠..
게다가 여기저기 일단 웃고 찌르고 던지고 보는 이탈리아 및 여타 서양문화와 달리
진중해야 하고 약간 뒤로 물러나는 게 한국 문화인데, 그 차이가 한국 성악 유학생분들이
자신없고, 오페라를 끌어갈 수 있을만큼의 성격과 무대매너를 못 낸다 이런 식으로 비춰지나 봅니다.
안타까워서 급하게 몇 자 번역해서 써 보았습니다.
유학생분들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성악 정말 어려워 보이네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