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19?) 요즘 고게에 임신글이 많이 올라와서 드는 생각...
게시물ID : gomin_5598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ZnY
추천 : 6
조회수 : 32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1/24 00:05:32

성고게에 올려야할 내용이라면 즉시 삭제 후 성고게로 가겠습니다.

------------------------------------------------------------------------------------------------------------------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 원해서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모든 피임법이 확실한 게 아니라서 확실히 복용만 잘하면 99.9%의 피임율을 자랑하는 피임약도 약을 한 두번만 빼먹으면 그 확율이 급격히 내려가며 콘돔또한 손톱에 의해 찢어지거나 젤 등을 잘못바르면 약해지는 등 콘돔만능주의자들의 생각에 비해 그렇게 완벽한 피임방법은 아니다.


피임을 잘 하여 서로 즐겁고 행복한 성관계를 가졌다면 아주 좋지만 그렇지 못하여 임신을 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그렇다면 그 두 남녀는 고민을 할 것이다. 아기를 지울 것이냐 아니면 낳을 것이냐


지금까지 오유의 댓글들을 보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듯하다.


나는 낙태 찬성자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아이가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라지 못할 점(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는 경우)이 가장 큰 찬성이유였고 아직 뱃속에 들어있는 아이는 하나의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법조계의 인식(민법상으로는 출산 했을 경우, 형법상으로는 진통이 시작되었을 경우로 태아를 하나의 온전한 사람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과 산모와 아이 두명이 죽을 상황에 처했을 경우 통상적으로 산모를 구해야하기 때문에 생명체로서의 상대적으로 아래에 위치한 입장에 대한 인식 등이었다.


극단적인 생각으로 여러 기관이 발달하기 전에는 단지 하나의 세포덩어리가 아닌가, 생명체로서 기관을 갖추기 시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지 모르지만 그 전에는 피부,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세포와 전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여자친구가 생리 예정일인데도 생리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나에게 하였다. 연애 초에는 주기법 등의 불안정한 방법을 사용했지만 최근 한 달간엔 여자친구가 그냥 하자고 해도 콘돔없이는 안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버텼고 항상 콘돔을 꼈었다. 


하지만 모든 피임법이 불완전 하다는 걸 지식으로 알기에 적은 확률을 뚫고 임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여자친구는 다행히도 생리를 했지만 그 사이 온갖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다.


내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하여 아이를 길러야 하는가 아니면 아이를 지워야하는가...


생각을 정리할 겸 또한 혹시 모를 낙태에 대비할 겸 낙태에 관련해 여러 글을 읽었다. 


낙태 관련 병원비, 낙태 가능한 병원, 낙태에 관련한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정리한 글들을 보았었다.


다른사람들에게도 낙태를 할 수도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논리적으로 스스로를 무장시킨 상태였기 때문에 낙태를 염두에 두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하나의 생명이 될 수 있는 어쩌면 나의 부주의와 무책임으로 하나의 생명을 없애버리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내 머리를 맴돌기 시작했고 둘 중에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내가 평생 짊어져야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를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이던 그 아이이던.


걱정을 하던 중 여자친구한테서 임테기 결과 임신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좀 있다가 생리를 했다는 말을 듣고 정말 안심이 되었고 혼전 순결은 말도 안되는 가부장적인 사상에서 나온 어거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는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주 남짓한 시간동안 내가 약 10년동안 가지고 있었던 두 가지의 확고한 생각이 송두리째 흔들렸던 시간이었고 막상 당사자가 되니 맘 편하게 낙태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을 다시는 못 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수 많은 오유인들 중 낙태를 한 사람도 낙태를 하지 않고 기른 사람도 나처럼 고민을 한 사람도 고민을 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 통념상, 오유 분위기상 쉽사리 낙태를 하라는 댓글들을 달 지 못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였다.


이 1주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뱃속 태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이게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했던 참 큰 고민이었고 혹시 앞으로 성관계를 할 커플이던지 지금 그 때의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내 글을 한 번 읽어보고 성관계를 할 커플이라면 이런 고민 하지 않도록 남자는 콘돔을 필수로 끼고 여자는 피임약을 먹던지 그나마 안전한 주기에 하던지 하여 양쪽 모두 피임에 힘쓰고, 지금 나와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깊게 지금 상황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


지금 나의 입장은 그래도 낙태 찬성이긴 하다. 다만 하나의 생명을 세상 빛도 보지 못하게 하고 쓰레기통에 버려지게 했다는 죄책감은 평생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생기면 이런 고민 안해도 되지만 생기면 피임 진짜 제대로 하세요. 제발


세줄요약정도하면

1. 난 낙태 찬성론자였음

2. 여자친구가 임신의심이 되는 동안 과연 낙태가 올바른 것인지 생각함

3. 다행히 임신은 아니었고 지금도 낙태 찬성이지만 예비생명체를 죽였다는 죄책감은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이 바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