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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트레이드는 과연 불합리한 트레이드였나.(엄청 길어요!)
게시물ID : humorbest_5604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데메테르
추천 : 19
조회수 : 5083회
댓글수 : 2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1/08 16:17:02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1/07 23:05:40

일단 이글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이 글이 결과론이 아닌 과정론이라는 것부터 말하겠습니다.

결과론적으로보면 이용규 트레이드는 엘지에게 실패한 트레이드였죠.

그러나 그 과정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분이 계시길래 여러분의 의견도 듣고, 제 의견도 확실히 밝힐 겸 이렇게 글을 씁니다.


1. 이용규 트레이드의 배경.


트레이드 당시 엘지는 골칫거리 하나가 있었죠. 바로 3루수 홍현우입니다.

홍현우는 해태 당시에는 3루수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으나, 엘지에 와서는 형편없는 성적만을 찍었죠.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선수인 홍현우를 엘지에서는 처리해야 했습니다.

이럴 경우 방법이 3가지인데, 1. 은퇴  2. 방출  3. 트레이드 입니다.

근데 은퇴를 시키기엔 아직 선수로 충분히 뛸 나이였고, 방출을 하기엔 그동안 들인 돈이 아깝다는 게 문제였죠.

때문에 3번째 방법인 트레이드를 시키기로 합니다.

문제는 홍현우 한 명만을 트레이드 할 경우 응할 구단이 없다는 것이죠. 이런 일은 좀 비일비재한데, 고비용 저효율 선수는 혼자만으로 트레이드가 힘듭니다.

양준혁처럼 항명을 트레이드된게 아니라 실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타팀에서 지갑을 열리가 없는 거죠.

이럴 경우 메져에서 자주 쓰는 방법은 퇴물선수+b급 유망주를 주고 상대편의 c급 투수 둘이나, b급 야수 둘을 받는 겁니다.

(여기서 b급 유망주는 실력이 b급이라는 게 아니라 b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말합니다)

거기서 선택된 b급 유망주가 이용규였죠.

당시 외야는 이병규, 박용택 붙박이주전에  외야 유망주가 셋이나 있었습니다. 바로 이대형-이용규-오태근이었죠.

기아에서 요구한 건 하드웨어 좋고, 광주일고 나온 이대형이었지만 엘지가 당연히 거절했고,

엘지는 오태근을 제시하지만 오태근 나이가 많아서 기아가 거절. 결국 타협안이 이용규였습니다.

애초에 주트레이드 대상이 이용규가 아닌 홍현우였던 것이죠. 

기아로서도 이용규는 대수비나 대주자 정도로 생각했고, 더 기대했던 선수는 홍현우였습니다.

홍현우가 해태에선 지금의 최정급 선수였으니까요. 그러나 대박은 다른데서 나고 말았죠.

참고로 이원식과 소소경이 기아측 매물인데, 2군~1.5군급 투수였습니다. 애초 엘지 목적은 2군투수 뎁스를 늘리는 것이였으니까요.


2. 이용규는 팔리기에 아까운 유망주인가?


엘팬 중 한 분이 주장하는 건 이용규가 2차 2번인데 터지기도 전에 팔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단순히 2차 2번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이 있죠.



2004년 드래프트입니다. 장원준, 강민호, 정우람, 박석민 등등 꽤 준척픽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 당시에는 평가가 좀 박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데뷔 직후 빵터진 신인들은 전무합니다. 대부분 선수들이 오랜기간 가다듬어져 완성되었고, 저 때 당시에는 좀 망픽이라는 말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기대받았던 선수가 김수화와 김주형, 박석민 정도였는데,

김주형은 아직도 요모양이고, 김수화는 부상으로 신음하며 사라졌고, 박석민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터졌죠.


게다가 저 때 당시는 1차지명이 있었습니다. 지역연고제라는 것인데, 한마디로 자기 지역에서 선수 한 명을 뽑는거죠.

그런 걸 따지면 이용규는 정확히 망픽 드래프트에서 3번인 셈입니다.


게다가 얼리픽이며, 뜬금픽이라는 말이 많았습니다. 위에 강창주와 더불어서 아마야구관계자들은 좀 고개를 갸우뚱했죠.

이유는 실력도 그랬지만, 이용규의 작은 키 때문에 더 부정적 평가가 많았습니다.


덧붙이자면 이용규는 데뷔시즌을 정확히 딱 1할찍습니다. 수비나 주루는 좋았지만 타격은 좋지 않은 외야수.

이런 타입은 한국에 흔하죠. 


원래 유망주는 한기주나 유원상, 유창식, 멀리는 임선동이나 염종석 같은 선수들을 s급으로 칩니다.

이런 선수들은 절대 팔 수 없죠.

그 다음에 a급 유망주들이 있습니다. 김주형, 박병호, 나승현 이 정도 선수들인데,

이런 선수들은 트레이드를 해도 끼워팔기로는 안하기 마련입니다.

그 다음이 b급 유망주들인데, 굉장히 흔하죠. 안터지는 선수들.

그 중 하나가 이용규였던 겁니다. 이런 선수들은 생각보다 많이 끼워팔리죠.



3. 이용규 트레이드 같은 유망주 끼워팔기 트레이드는 또 없을까?


있습니다. 우습게도 기아-엘지간에도 있었죠.

장문석, 한규식, 손상정 - 마해영, 최상덕, 서동욱 트레이드입니다.

당시 기아는 마해영이 골칫거리였죠.

홍현우처럼요. 타율은 안나오는데 쫒아낼 수는 없고, 참 그랬습니다.

그래서 마해영, 최상덕에 서동욱을 끼워서 보내죠.

서동욱은 2003년 드래프트에서 2차 1번으로 뽑힌 겁니다.

오히려 그 당시 유망주 포텐셜로만 보자면 이용규와는 달리 a급이었죠. 내야수이기도 했고, 체격조건도 좋았으니까요. 

트레이드를 보시면 이름값에서 상대가 안됩니다.

마해영은 다 아실만한 레전드급 타자고, 최상덕도 10승투수로 이름이 높았습니다.

반면 엘지는 장문석 하나인데, 쏠쏠한 투수긴 하지만 전성기 마해영이나 최상덕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갸우뚱했죠.

그러나 이런 트레이드가 가능한 이유는 늙은 마해영과 최상덕의 몸값을 해결하기 위한 트레이드였던 겁니다.

홍현우 트레이드와 정확히 일치하죠.

그러나 늙은 선수 둘만 팔기엔 위험하니까 젊은 유망주 하나를 보탠 겁니다. 그게 서동욱이었구요.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순철 감독은 트레이드를 하지 말던가, 아니면 차라리 이대형을 줬어야했죠.

그러나 이용규가 이렇게 잘할지는 정말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용규 선수 입장에서 본다면, 엘지에 있었다면 암울했겠죠. 

이병규,박용택 이대형에 치이고(당시 3유망주긴 했지만 이대형이 훨씬 이름을 날렸음)

그 뒤에 들어온 이진영, 이택근에 작병규까지!

제 생각이지만 엘지에 있었다면 이용규가 크기가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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