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실화주의) 내가 함부로 귀신 얘기를 입에 안 올리게 된 계기
게시물ID : panic_56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전자찌찌
추천 : 46
조회수 : 6718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3/08/17 02:58:25
 
우선 글 솜씨도 없고 지금부터 할 얘기도 별로 무섭지 않을 수 있으니
 
실망을 하실 것 같으신 분들은 재빠른 백스페이스로
 
이 곳을 탈출해주세요
 
하지만 읽으실 분들은 이게 진짜 실화임을 알아주세요.
 
 
 
======================================================================================
 
 
 
제가 중학교 다니던 때였습니다.
그 해 따라 비가 많이 오던 여름.
저희 학교는 순환도로라고 하는 도시를 순환하게 만들어 둔
고속도로에 버금가는 규모의 도로를 옆에 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차들이 지나다니는 소리에 시끄러워 수업도 힘들지만
비오는 날은 더욱더 소음이 심해져서 수업을 못 할만큼 시끄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김없이 폭우가 쏟아지는 날은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수업에 집중을 하기가 어려워서 설렁설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날도 폭우가 심한 날이었습니다.
저희 담임 선생님 수업이신 일본어 시간이었는데
그날도 시끄러운 차 소리, 차가 튀기는 물 소리들 때문에
수업 진행이 어려움이 커서 자습하자는 분위기였는데
수업시간에 별 명분없이 자습시키자니 혹시나 교장선생님이 지나가시다가
걸리기라도 하면 선생님이 곤란하시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지인이 직접 겪은 무서운 얘기를 들려주신다 하였습니다.
 
선생님 고모님이 신내림을 받으신 얘기,
아는 오빠가 귀신 들린 얘기 등등 여러가지 해주셨는데
뇌리에 깊게 박힌 얘기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 무서운 얘기는 아니였습니다만
그때 여자애들은 울기도 했고 귀를 막는 애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무서웠던 터라 학교가 마친후 이 이야기를 혼자 알고 있긴 아까워서
친구와 도서관을 가는 길에 우산을 같이 쓰고가면서 들려줬습니다.
그 얘기는 이러합니다.
 
 
 
 
저희 선생님 아는 오빠분이 사법고시를 준비하시는데
돈을 벌어둔 것도 없었고, 나이가 다 들어서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도 자존심이 상해서
돈을 최대한 아끼면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지인들의 추천으로 산 속 절에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고시원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밥도 주고 잠 잘 곳도 제공해주고
맑은 산 공기도 쐴 수 있다는 생각에 뒤도 안보고 절로 들어갔답니다.
그런데 막상 절에 들어가보니 정말 돈이 싼 값을 했답니다.
아니 돈을 내기도 조금 아까운 감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아침마다 법당청소도 해야하고 새벽 일찍 조석예불을 드려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돈을 더 많이 주고라도 고시원에서 살 걸 그랬더랍니다.
심지어 화장실도 푸세식에다가 외부에 있었죠.
 
그때 같은 절에서 마침 사시를 준비하던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는데
안그래도 외로운데다가 스님들은 말 붙이기도 좀 어려웠는데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끼리 둘이서 같이 정보도 공유하고
말동무도 되고 해서 외로움을 조금 덜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도 선생님께 이 얘기를 들으면서 처음 깨달았는데
스님들도 고기를 드시는 분들도 계시답니다.
아무래도 100%채식을 하기에는 건강에 무리가 있기 때문에
한달에 한번씩 트럭을 대절해서 스님들 모두 산에서 내려가
간단히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날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날도 어김없이 한달에 한번 스님들이 고기를 먹으러 가는 날이라서
사시를 준비하는 그 두 사람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하필 스님들이 내려가시고 나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절로 올라오는 길이 침수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스님들이 절로 다시 올라오지 못해서
그날 밤 절에는 둘만 남게 된거죠.
 
떨어지는 폭우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정신을 사납게 하고
공부도 안되고 해서 그냥 오늘은 일찍 잘까 하던 차였습니다.
저희 선생님 아는 오빠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이 급하게 가고 싶어졌습니다.
매일 먹는거라곤 밥이랑 국이랑 풀때기 뿐이다보니
섬유질을 많이 섭취해서 소화가 너무 잘되서 변을 자주 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밤이고 비도 많이 오고 산속이라
혼자서 어두운 산길을 걸어 화장실에 다녀오기가 조금 꺼림칙하고 무서웠답니다.
그래서 옆에 사람한테 같이 가달라고 부탁을 했죠
마침 그 사람도 화장실이 가고싶던 터라 같이 우산 하나를 쓰고 화장실을 갔습니다.
선생님 아는 오빠가 먼저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보고
조금 덜 급한 그 사람은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그렇게 급하던 똥이 잘 안나오는 겁니다.
아무래도 지름이 굉장했나봅니다. (이쯤 되면 공포 게시글인지 똥게 게시글인지 헷갈리네요)
그렇게 출산의 고통을 느끼며 볼일을 보는데
밖에서 다급하게 똑똑 하는 겁니다.
그래서
"아 조금만 기다려요. 이게 곡률반지름이 장난 아닌 놈이 나오고 있어서 그런지 좀 오래걸리네."
그러자 밖에서 다시 다급하게 똑똑 하면서
"빨리 나와요 빨리 제발 빨리 나와요 제발"
"아참 왜 그렇게 재촉해요~ 잠시만 기다려봐요 지금 모비딕 같은 놈이 나오고 있으니까"
"빨리 나와주세요 제발요 빨리"
조금만 기다리라는데도 다급히 나오라는 걸 보니 뭔가 이상한 걸 느꼈답니다.
그래서 대충 변을 자르고 나왔더니 그 사람이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팔을 잡아 이끌더니 굳은 표정으로 절로 막 끌고가다싶이 하는 것이였습니다.
영문을 모르던 그분은 갑자기 쾌변하던 사람 불러다놓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했습니다.
 
=====================================================================================
 
 
여기까지 친구한테 얘기해주자 친구도 쫄깃쫄깃했는지
얼른얼른 얘기해달라고 재촉했습니다.
저도 친구의 반응이 좋자 선생님이 얘기해준 거 이상으로
오버하면서 얘기를 다시 이어갔습니다.
 
=====================================================================================
 
 
그래서 이분이 갑자기 자기를 끌고 나온 이유가 궁금해져서 물었답니다.
"아니 갑자기 왜 나오라고 한거에요?"
그런데 이렇게 아무리 물어도 대답이 없더랍니다
그래서 조금 짜증이 난 채로
"아니 사람이 똥 싸는 사람 불러낼만큼 급한일이 있는 것도 아니였으면서
아까는 왜 그렇게 호들갑이였던거요?"하고 말했더니
그 사람이 눈짓으로 산 정상을 가르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의아해하면서 산 정상을 바라보자
불빛 하나 없는 산 정상에 하얀 물체가 두둥실 떠다니는게 보였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하얀 물체가 조금씩 산 정상에서 내려오더니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의 속도로 빠르게 자기들 쪽으로 내려오고 있는 겁니다.
 
 
 
 
콰직! 툭!
 
 
 
 
이까지 얘기했던 때에 마침 저희 뒤 쪽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렸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라 그런지 나뭇잎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뭇가지가
방금 우리가 지나온 그 곳에 떨어지는 겁니다.
친구와 저는 둘다 화들짝 놀랬고 저는 제 얘기에 극적인 감을 더해준 나뭇가지가
오히려 내심 고마웠습니다.
갑자기 떨어진 나뭇가지 때문에, 그리도 제가 해주는 얘기때문에
두려움을 감추지 못한 표정으로 그 친구가 떨고있자
흡족해진 저는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산 정상에서 미친듯이 내려오는 흰 물체가 어느정도 가까이 오자
표백제를 몇시간 써도 저정도로 하얗게 만들지는 못하겠다 싶을정도로
새하얀 옷을 입은 어떤 여자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가 뛰어오는게 아니라 공중에 떠있음도.
 
그래서 선생님 아는 오빠분은 너무 무서운 나머지
우산도 버린채 친구고 뭐고
일단 나부터 살자는 생각으로 혼자서 절 안으로 뛰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기다려도 그 친구가 안들어오는 겁니다.
그래서 혹시 무슨일이 생겼나 창호지에 살짝 구멍을 내서 밖을 보자........
 
 
 
 
 
끼이이이이이익 ! 콰아아아앙!
취시시이이이이이이익!
 
 
 
 
 
 
저는 친구에게 그 이야기의 끝을 들려주지 못 했습니다.
아니 그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조차 없었습니다.
저희가 걷던 인도 바로 옆의 가로수를
화물 트럭이 전속력으로 받은 것입니다.
직접 차에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저희는 트럭과 나무의 충돌에 의한 파편들에 맞는 바람에
쓰러졌고 지나가던 분들의 도움으로 트럭 운전수 분과 함께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 되었고
귀신이야기고 뭐고 살아있단 것이 실감이 안 났습니다.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교통사고를 목격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고
심지어 사람이 죽는것을 직접 목격한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네. 바로 트럭 운전수 분은 저희와 함께 구급차에 이송되면서 사망하셨습니다.
 
 
 
파편에 의한 상처는 대부분 심하지 않았고 상처의 대부분이
넘어지면서 생긴 찰과상이라 저희는 입원은 하지 않고
간단한 치료 후에 집에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는 내내 친구와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저희 둘다 눈치채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제가 딱 귀신이 나오는 얘기를 꺼낼 타이밍에
나뭇가지가 떨어지고....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을요......
마치 저희 선생님 아시는 오빠가 봤다는 그 귀신이
저에게 경고를 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마라고....
 
 
 
물론 억지로 끼워맞추기일 수도 있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때부터 함부로 귀신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도
즐겨 보던 공포영화를 보지도 않고 괴담도 읽지 않는 편입니다.
그 때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저 이야기의 뒷 부분은 웬만하면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뒷부분이 더 무서운 거였지만....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혹시나 제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중간중간 계속 소름이 돋네요.
그리고 아까부터 평소에 조용히 자던 룸메가
심하게 이를 갈기 시작하는게 꺼림칙해서 여기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혹시 뒷 이야기가 정말로 궁금해서 잠을 못 이루시겠다는 분 계시면 추후에 써드리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