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한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2월 23일...
저는 3번째 사법시험을 칩니다.
저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어 이 시험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학교도 자퇴하고 한번도 공부 잘한 적 없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열망하에 다른 사람이 콧방귀 낄지언정 시험을 선택하게 되었거든요.
거창하게 '인권'이라는 말을 붙이는게 굉장히 부끄럽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정말이지 괜찮은 변호사. 괜찮은 법조인. 실력좋은 사람이 되는게 저의 가장 큰 목표이자 포부입니다.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그게 잘 알될때도 많고 공부하기 싫어 부모님 용돈 받아가면서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웃고 이런적도 있어요.
이제 나이 29살인데... 많은 부담감이 저를 엄습해옵니다. 내년이면 서른. 물론 30대의 분들에겐 저의 나이가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냥 저는 굉장한 부담을 받고 있네요. 몇년동안 부모님 용돈 받으며 공부하는 제 모습이 가끔 너무 서럽습니다.
물론 돈 받으면서 할 거 하면서 공부하는게 정말 행복한 일이지요... 저는 한 때 저희집의 부족함을 탓했던 적이 있습니다.
주위의 사람들은 돈에 구애받지 않고 책도 사고 싶은거 다 사고 좋은 환경에서 어찌됐든 책 한권 살 때도 고민할 필요없는 그런 상황들이
너무 부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던게 너무나 부끄럽네요. 저희 어머님은 저에게 한번도 공부하라는 말씀을 강요하신 적이 없습니다.
아버님은 가끔 하시지만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하신 적은 없거든요. 모든게 저의 선택이고 저의 책임이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부모님께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희집은 아버님도 어머님도 힘들게 돈 버시고 (물론 저 뿐 아니라 많은 가정들이 그렇습니다)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쓰시지 않고 항상 저를 위해 뒷바라지 하시는 그 모습... 가끔씩 너무나 눈물이 납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걸 알면서도 너무나 열심히는 아닌 저의 모습이 가끔씩 너무 괴롭습니다.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지요. 이제 저는 한달도 안남은 시험을 향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그냥...
너무 어린아이 같은 부탁일지 모르나... 그냥...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저에겐 맛있는 밥 한끼보다 더
재미있는 책 한권보다 더 값어치있게 느껴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열정은 희미하게 사라져버리고 쳇바퀴 굴러가는 고시생활은 저에게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리는 무서운 느낌을 받고 있어요. 제가 왜 이 시험을 택했고 진정으로 무엇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는지 지금 또 한 번 상기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공부 또한 제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비단 시험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 인생공부를 하는 것 같습니다.
법조인이 된다는 것은 단지 똑똑해서 되는것이 아닌 정말 마음으로 이해하고 수양하는 그런 마음이 곁들여져야 훌륭한 법조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좋은 소식 꼭 들려주고 싶습니다. 2월 23일 사법시험 최선을 다해 칠 것이구요.
저의 꿈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 한 정말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시느라 정말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꿈을 위해 목표를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