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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게시물ID : humorbest_5613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쓰는공대생
추천 : 22
조회수 : 1322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1/10 00:13:25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1/07 17:42:13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에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신경림님의 詩 '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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