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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대표팀 탈락해다오
게시물ID : bestofbest_56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음식반입허용
추천 : 232
조회수 : 12157회
댓글수 : 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5/06/18 06:16:30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6/17 20:10:38
후추에 문현석님이 쓰신 글을 퍼왔습니다 ======================================================== 1. 당신들의 성급함이 박주영을 망칠 수도 있다 세계 청소년 대회. 이것은 무슨 국가대표의 존망이 걸린 대회가 아니다 실패하면 4년간 손가락 빨며 비참함을 곱씹어야 하는 월드컵 최종예선도 아니고, 국가대표의 총력이 집대성되어 당해 국가의 축구수준을 가늠할 아시안컵도 아니고, 하다 못해 아마추어간의 최고 수준의 명예인 올림픽 내지 아시안게임도 아니다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만족하지 못할 성적을 거두고 조별 예선도 통과 못한 채 우리의 차세대 희망들이 귀국한다손 치더라도 그들에게는 축구를 하며 살아온 날보다도 앞으로 축구를 하며 살아갈 날들이 훨씬 많이 남아 있으니 기껏해야 청소년 급의 세계적 수퍼루키(super rookie)들의 경연장 정도에 불과한 이깟 대회에 온 나라의 언론이 목메고 또 그 언론에 온 국민이 선동되는 이 어처구니 없는 촌극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박주영은 혹사당하고 있다 그것도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처절하고 잔인하게 박주영을 보호해주어야 할 국가대표팀의 조 본프레레 감독, FC서울의 이장수 감독, 청소년대표팀의 박성화 감독 그 누구도 선수보호를 위해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물론 목전의 승리가 중요할 테니까 만 열아홉의 어린 나이에 박주영 신드롬이라는 엄청난 무게의 짐을 어깨에 매고 집단광기에 가까운 황색언론들과 언론에 선동된 대중과 눈앞의 승리에 눈멀어 있는 당해 감독들에 의해 아직 꽃피우지 못한 대한민국의 예비 판타지스타는 언제 맞딱드리게 될지 모를 피로누적과 부상이라는 악몽을 간극에 두고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박주영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올시즌 처음 데뷔한 K리그 무대를 줄곧 출장해 왔고 리그 경기가 끝난 직후 우즈벡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타슈겐트로 날아가 95분 풀타임 경기를 뛰었다 그로부터 5일 후 6월8일 45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더위의 쿠웨이트시티에서 다시 풀타임 출장을 기록하였다 그 다음에는 다시 네델란드행 비행기를 탔다 4일 후 6월12일 또다시 스위스를 맞아 풀타임 출장을 하였고 3일 후 6월15일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6월16일 새벽2시반) 무자비한 태클을 날리는 나이지리아를 맞아 94분 풀타임 경기를 또 뛰었다 자, 이게 정상적인 스케줄인가 이런 일정으로 선수가 망가지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지않아도 대 나이지리아 경기에서 박주영 선수는 팔꿈치탈골이라는 부상을 당했다 이 앳된 청년은 그러한 부상을 이 악물고 견뎌내며 뛰었고 상업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2:1의 기적을 일구어냈댄다 문제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박주영선수의 부상 보다 부상을 묵과한 채 뭐 빠지게 뛰어 경기를 이겼다 이겼으니까 좋은거 아니냐 라는 보도행태 오로지 목전의 승리와 박주영 신드롬을 이어갈 수 있음에 쾌재를 부르는 황색언론과 가벼운 대중들은 선수의 부상을 염두에 둘 겨를이 없다 피로와 부상은 축구선수의 최대의 적이다 무리한 연속경기 출장은 피로누적을 야기하고 누적된 피로는 부상을 부른다 부상은 슬럼프를 가져오고 슬럼프에 빠진 선수는 영원히 잊혀지거나 부활타령이나 하고 앉아있어야 한다 2. 몇 명의 천재를 희생시켜야 깨달을 것인가 이렇게 근시안적이고 미련스럽기 짝이 없는 시츄에이션은 어디서 많이 본 적 있는 행태 아닌가 나는 박주영의 부상을 보며 데자뷰를 느낀다 어, 이 상황을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 같아 거참 희한하네 1998년 K리그 르네상스 시절에 우리는 안정환, 고종수와 더불어 이제 갖 18세의 청년이라기 보단 앳된 소년의 혜성같은 등장에 온 국민적 열광에 빠졌었다 이동국 라이언 킹 중동킬러 이름만 들어도 중동이 벌벌떨던 미소년 온갖 미사여구가 난무하였고 천박한 언론은 마치 그가 대한민국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축구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을 듯 축구메시아 등장, 신격화에 가까운 여론몰이를 하였었다 그리고 그 천재소년은 채 스무살도 되지 못한 나이에서부터 온갖 전장터에 처절하게 끌려다니기 시작했다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 아시안게임, 월드컵, 각종 국가대표 친선평가전, 대한민국 프로축구 K리그, 그리고 온갖 잡동사니 이름도 모를 각종 대회… 대회… 그리하여 마침내 찾아든 악몽과도 같은 부상과 슬럼프 이동국은 급락하였고 2002년 히딩크 호에 승선하지 못함으로써 선정성과 상업성 지상주의 엘로우저널리즘과 대중들의 뇌리속에 완전히 잊혀져버렸다 18세의 어린 나이로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아 대한민국을 위해 몸이 망가지도록 뛰어다니며 헌신하였건만 이동국이 침잠하고 있을 때 상업언론과 대중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리고 이동국 선수는 아직까지는 부침을 종료시키지 못하고 부활의 현재진행형에 놓여있다 누가 이동국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그리고 누가 박주영을 제 2의 이동국으로 만들려 하는가? 3. 목전의 이익에 취할 것인가, 전설의 수퍼스타를 기다릴 것인가 필자는 이동국 선수의 팬이 아니다 필자는 안정환 선수의 팬이며 박주영 선수의 팬이 되가는 중에 있다 이동국 선수의 팬이 아니기에 안정환 선수와 포지션 경쟁이 되거나 비교대상이 될 때 안느의 팬으로써 이동국 선수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싶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동국을 비판해 본 적이 없고 (이동국 선수를 지나치게 감싸는 극성팬들을 질타해본 적은 있지만) 앞으로도 이동국을 비난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같은 축구팬의 입장으로써 안정환 선수가 비토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잠재의식과 그리고 오늘의 이동국 선수가 아직도 부침에 놓여있게 만든 장본인들이 바로 우리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축구팬인 우리가 한 때 이동국을 구세주처럼 믿었던 대중이 더구나 이동국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단물 빠질 때까지 악랄하게 차용하였던 언론이 이동국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 선수를 혹사시키고 선수를 망가뜨린 당사자들이 할 말이 있는가 말이다 박주영은 현재 이동국 선수의 전철을 똑같이 밟는 중에 놓여 있다 2005년 현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의 캡틴이랄 수 있는 김남일 선수는 장기간의 피로누적과 무리한 경기 연속 출장의 끝에 부상의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누가 김남일을 혹사시켰는가 그것 역시 언론과 대중과 감독과 우리 축구팬들 아닌가 길을 오가며 대한민국의 대중들이 쉽게 달아오르는 정열과 열정에 가득찬 우리 국민들이 청소년 대표의 선전에 얼마나 환호하는지 모르는 바 아니다 그 순수한 기쁨들을 훼손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는 눈앞의 승리에 급급하여 더 큰 것을 놓치는 우를 또 다시 범하는 것은 아닐까? 현재 중국의 청소년대표 바로 전 세대가 청대시절 한국의 이천수, 박지성, 최태욱 세대를 압도했었다 언론과 대중과 축구팬들이 얼마나 우려했었던가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이 동일한 선수들은 2004년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에서 다시 만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전혀 달리 단 1점의 실점도 없이 중국을 일축해 버렸다 청소년시기의 축구선수란 이런 것이다 발전하고 있는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장 과정에 얼마나 더 치열하고 우수한 프로경험을 쌓는가의 문제가 그 선수의 수준을 결정 짓는다 박주영이 당장의 세계청소년 무대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어 오지 않는대도 그가 아시아 최강의 프로무대인 K리그에서 꾸준히 성장만 해준다면 나아가 유럽진출을 통해 더 큰 선수로 커나간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고작 청소년 무대에서 빛나기 위해 부상을 무릅쓰고 위험천만한 도박을 하다 슬럼프를 맞게 된다면 우린 대한민국의 축구역사를 새로 써내려 갈 미래의 전설을 잃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눈 앞의 승리가 택할 것인가 진정한 판타지 스타의 등장을 기다릴 것인가? ======================================================== 내가 바라는 것은 하나 브라질 한국을 이겨 탈락시켜다오 그것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인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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