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촌언니를 만나 수다를 떠니 사촌언니가 얼굴이 하얘진 채로 내가 하는수다를 듣고 있지 않았습니다 왜 그러냐고 아무리 물어도 초점없는 눈으로 그냥 응...이라는 대답만 하고요 쓸데없이 오지랖만 넓은 나는 괜찮아 말해봐~라고 웃으면서 말했고 사촌언니는 한층 진정된 얼굴로 친구들한테 끔찍한 얘기를 들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호기심이 일은 나는 사촌언니에게무슨 얘기냐고 나한테 어서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들은 이야기는, 방금 내가 물었던 일을 후회하기에는 충분한,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어느날 자신의 고장을 탐색해야겠다는 커다란 포부를 가지고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던 이 언니는 친구들을 만나 같이 돌아다니기로 했답니다 계속계속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동네의 새로운 모습을 본 언니는 조금만 더 돌아다니면 새로운 신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거야!라는 지극히 어린아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을 이끌고 달동네쪽의 구불구불한 골목까지 가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웃으면서 코가 빨개지도록 여기저기 같이 다녔던 친구들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상하게 공포에 질린 표정을 했답니다. 이때까진 나도,사촌언니도 무슨이야기가 나올지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