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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척귀신 [자동소리]
게시물ID :
panic_56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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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사시모토
★
추천 :
13
조회수 :
6404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08/19 17:18:56
기존에 돌아다니는걸 문장과 문맥을 약간 고쳐서 말이 되게끔 하였습니다.
재미로 읽어 주세요.
BGM정보:
http://heartbrea.kr/3481029
팔척귀신 - 오하요코
할아버지 댁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차로 달려 약 2시간 가야 되는 곳에 있다.
평범한 농촌의 농가인데, 난 그 시골 분위기가 좋아서 고등학교때부터,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가끔씩 놀러가곤 했다.
갈때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날 반겨주곤 하셨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할아버지 댁에 간 것이 고3 올라가기 직전이었으니까
벌써 수십년째 할아버지 댁엔 가지않고 있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가지 않는게 아니라, 가지 못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 학기가 끝나고 봄방학때
할일도 없었던 어느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토바이를 타고 무작정 할아버지 댁으로 갔다.
아직은 쌀쌀했지만 매우 맑은 날씨 덕택에 기분은 매우 상쾌했다.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뒤, 바람도 쐴 겸 마루바닥에 누워 한쪽팔로 머리를 괴고는 아무 생각 없이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서늘한 바람이 기분 좋게 내 몸을 따라 흐르고, 따스한 햇살은 기분을 썩 좋게 해줬다.
그때,,.
"포...포...포...포...포...포...포..."
라는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기계음이 아닌,
사람이 입으로 내는 소리 같았다.
그것도 포....인지 보...인지 구별이 잘안가는 포와 보 사이의 발음..
뭔가하고 두리번 거리는데,
담장 위로 챙이 넓은
여자가 쓸법한
새하얀 모자
가 보였다.
담장 위에 모자가 올려져 있는게 아니었다.
모자는 그대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담장이 끝나는 정문까지 오자,
한 여자가 나타났다.
여자의 몸이 담장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는데, 모자는 그여자가 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여자는, 모자 색과 같은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담장의 높이가 2미터가 넘는데..?
담장보다 키가 더 크다면 도대체 여자의 키가 몇이라는걸까
별 시덥잖은 생각을 하면서 그냥 멍하니 그 여자 뒷모습을 바라보다, 결국 여자는 지나가버렸다.
여자가 지나가자 포..포...포포...포포포...
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때는 키가 큰 여자가 밑창이 두꺼운 부츠나 힐을 신었거나, 키 큰 남자가 여장이라도 했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
그날 오후, 논에서 돌아온 할머니 할아버지와 이야기 하다가 문뜩 오후의 그 일이 생각나서 말씀 드렸다.
"아까
키가 엄청 큰 여자
를 봤는데... 남자가 여장한건가?"
라고 했는데
"아... 그러냐?"
라며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셨다.
"담장보다 키가 더 컸어. 흰색 모자를 쓰고 포..포..포..포..라고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걸어가던데?"
라고 한
순간...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말 그대로 그냥 얼어붙으셨다.
그러더니 할아버지가 몹시 흥분을 하시면서
언제 봤냐, 어디서 봤냐, 담장보다 키가 얼마나 컷냐며
약간 화를 내시는듯 질문을 하셨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질문 공세에 약간 당황했지만 나는 침착히 질문에 대답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굳은 얼굴로 깊이 생각을 하시더니 옆방으로 가서
누군가에게 급히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전화로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듣진 못했지만, 내 앞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는 떨고계신것이 분명했다.
할아버지는 전화를 끊고 방으로 돌아오셔서
오늘밤은 자고가라고
하시곤,
무슨일이 있어도 오늘 집으론 못보낸다 하셨다
.
...내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한걸까
라고 머리를 굴려 생각을 해보았지만
뭘 잘못했는지 추측조차 불가능했다.
아까 그 여자를 내가 보고싶어서 본게 아니라
그 여자가 마음대로 나타난거니까..
갑자기 할아버지는 급히 나갈 준비를 하시더니 할아버지는 누구를 데리러 갔다 오겠다고만 하신 후
차를 타고 나가버리셨다.
할머니에게 조심스레 제가 무슨 잘못을 한거냐고 물어보자
네가
팔척귀신에 홀린것 뿐
이고, 할아버지꼐서 어떻게든 해주실것이니 아무걱정 하지말라고 하셨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오실때까지 그 귀신에 대해 조금씩 알려주셨다.
원래 이 부근에는
[팔척귀신]
이 있었다고 한다.
팔척귀신은 키가 큰
여자의 모습
을 하고 있고, 이름 그대로
키가 팔척(약240cm)
정도 되며, "
포포포포"라고 남자도 여자도 아닌 목소리로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고 다닌다고 한다.
사람 마다 다르지만 상복을 입은 젊은 여자로 보는 사람도 있고, 기모노를 입은 노파, 작업복을 입은 중년 등 모습이 각각 다르지만,
여성이며, 비정상적으로 키가 크고, 무언가를 머리에 쓰고있다는점과, 기분나쁜 웃음소리
는 목격한사람 모두 일관 된 증언이었다.
옛날에 여행자를 통해 들어왔다는 소문도 있지만, 정확한것은 아니다.
다른 지역으로 못 가도록, 이 지역의 동서남북 사방에 지장(地藏)을 세워 봉인하였기 때문에 다른곳으로 가지는 못한다고 한다.
※
지장(地藏) 귀신을 쫒고 마을을 지키는 의미에서 마을에 들어가는 길목에 놓인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장승과 비슷한 개념.
팔척귀신에 홀린 사람은 몇일만에 죽는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 이지만, 왜 하필 그 마을에 봉인 시켰냐 하면, 아주 먼 옛날에 주변 마을과 귀신에 대해 모종의 거래가
오간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봉인을 하는 대신 저수지를 봉인한 마을에서 우선적으로 쓴다던가 하는 것.
팔척귀신의 피해는 몇년에서 몇십년에 한번쯤 있을까 말까하는 일이기 때문에 옛날 사람들이 그 정도는 감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마을에 봉인 해버렸다고 한다.
나는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전혀 와닿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한 노파와 함께 돌아오셨다.
그 노파는 나를보고는 대뜸 부적을 가지고 있으라며 쥐어 주었다.
그리곤 할아버지와 함께 이층에 있는 비어있는 방으로 올라가시더니 뭔가를 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도 그때부터 쭉 나와 함께 있었는데, 화장실을 갈때도 따라오셔서 문을 열어두게 하셨다.
이렇게까지 되자, 나는 속으로 아...진짜 큰일이 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겁이 났다.
한참 후.... 이층으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나서 이층으로 올라가 빈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모든 창문이 신문지로 덮혀있었고, 그 위에 부적이 붙어있었다.
방의 네 방위의 각 구석에는 접시위에 소금이 뿌려져 있었다.
거기다 나무로된 상자 같은게 있었는데(제단은 아닌것 같았다) 그 위에 조그만한 불상이 놓여있었다.
어디서 가져왔는지 요강도 두개나 잇었다.
방을 둘러보고 있으니 할아버지가 무거운 표정으로 나한테 말씀하셨다.
" 곧 있으면 해가 진다.
잘 들어라. 내일 아침까지 절대로 이 방에서 나오면 안된다.
나도 네 할머니도
너를 부를 일은 절대 없을테니
누가 부르더라도
절대 듣지 말아라
. 그리고 내일 아침 7시가 되면 나오도록 해라. 너희 집에는 내가 잘 말해 놓으마."
나는 알겠다고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와 함께온 노파가 한마디 더 했다.
"지금 할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를 허투로 듣지말고
꼭 지키도록 해라!
내가 준
부적은 손에서 놓지말고
!"
그 말을 남기고 모두 방에서 나가버리셨다.
TV는 봐도 된다고 하니 틀어서 보고 있었는데, 머리속이 복잡하여 TV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주먹밥과 과자도 있었는데 먹고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들었다.
그냥 이불속에 들어가서 알 수 없는 공포심에 TV를 보며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
그 상태로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눈을 떠 보니 TV에선 심야에 하는 쇼핑몰 선전이 흐르고 있었고,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이상한 시간에 깬것 같아 찝찝해 하고 있었는데..
톡....톡...
창문을 톡톡 치는 소리가 났다.
작은 돌멩이를 던지는 소리가 아닌
그냥 손으로 가볍게 노크 하는 소리...
바람 때문인지 진짜 누가 창문을 치는지는 모르겠지만, 극심한 공포를 떨치기 위해 나는 바람이 그런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조금은 긴장감을 해소 시키려고 물도 한모금 마셨지만 잘 넘어가지도 않았다.
너무 무서워서 TV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죽을힘을 다해 TV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때..
문 밖에서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 무서우면 그만 나오거라"
나도 모르게 뛰쳐 나갈뻔 했지만, 할아버지가 한 말씀이 생각이나서 멈칫하였다.
그러자 또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집 부리지말고, 너무 힘들면 나오거라"
분명 할아버지 목소리였지만, 왠지 할아버지가 아닌것 같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런것 같았다.
그럼 누굴까라고 생각이 드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무심코 방 구석에 둔 소금을 보니
소금의 윗부분이 까맣게 변해 있었다.
그때..
"포,포..포...포,포..포....포,포"
낮에 들은 그 목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창문이 미친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다. 낮에 본 그게 웃는 얼굴로 창문 밑에 서서 손을 뻗어 창문을 미친듯이 흔들고 있는 광경만
머리속에 떠올라 미칠것만 같았다.
나는 나무상자 위에 놓여진 불상앞에 절을 하며 있는 힘껏 빌었다.
살려주세요.
그렇게 정신없이 빌고 또 빌다보니, 아침이 왔다.
정신을 차려서 TV를 보니 아침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화면 구석의 시계를 보니 7시 30분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그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방 구석에 놓아둔 소금들은 모두 새카많게 변해 있었다.
혹시 몰라서 방에 있는 시계를 봐도 같은 시간이어서,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자 할머니와 노파가 기다리고 계셨다.
다행이다.
다행이다며 울고 계셨다.
일층으로 내려가자 아버지도 와계셨다.
바깥에서 할아버지의 어서 나오라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어디서 가져왔는지 승합차 한대가 서 있었고
마당에는, 마을 남자로 보이는 사람들 몇명이 서 있었다.
승합차는 9인승이었고, 운전석에 할아버지, 조수석에 아버지, 조수석과 운전석 사이의 의자에 할아버지가 데려온 노파가 앉고,
나는 차의 정 중앙에 앉게 되어 여덟명에게 둘러 싸이게 되었다.
그중 쉰살정도로 보이는 아저씨가 내게 말했다.
"고개를 숙이고 절대로 눈을 뜨지마라. 우리에겐 안보여도 너한텐 보이니까 괜찮다고 할때까지 눈을 감고 있도록해라"
그말이 끝나는 순간 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리자 앉아있던 노파가
여기서부터가 고비
라며 염불을 외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창밖에서
"포,포..포...포,포..포....포,포"
또 그소리가 들렸다.
노파에게 받은 부적을 꽉 쥐고,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실눈을 뜨고 옆을 보았다.
긴 팔다리의 관절을 이상한 방향으로 꺽으면서 차 바로 옆을 달리고 있는 하얀 원피스의 여자.
머리는 창문보다 높은곳에 있어서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차안을 들여다 보려는건지 몸을 굽히려는 그녀를 보자.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소리를 냈다.
"보지마라!"
옆에 앉은 사람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놀라서 눈을 감고 부적을 더 세게 쥐었다.
"콩..콩...콩콩콩"
유리창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주위에 앉은 사람들에겐 그것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소리는 들리는 모양이다.
갑자기 숨이 가빠지는 사람도 있고, 창문을 때릴때 마다 "악!" 하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면서 어찌어찌 마을의 지장이 세워진곳 밖까지 도착하였고, 아버지 차로 옮겨타기 위해 차에서 내렸다.
할아버지는 도와준 남자들에게 고개 숙이며 인사를 하고 있었고
난 그모습을 보며 부적을 쥔 손을 펴려고 해도 손가락이 굳은것 처럼 펴지지가 았았다.
구겨진 부적은 새까맣게 타들어 간것처럼 변해 있었다.
노파와 할아버지는 이 마을만 빠져나가면 팔척귀신은 절대로 쫒아오지 못하니 괜찮을것이라며 나를 위로 했다.
그리고 노파는 혹시모르니 가지고 있으라며 부적을 더 써 주었고, 나와 아버지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것도 바뀐것 없이 평소대로 돌아와 적응을 하고, 수십년간 가위 한번 눌리지 않고 살았다.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노파도 돌아가신 지금에서야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얼마전에 외지 사람이 음주운전으로 그 마을 근처에서 사고가 났는데 차가 지장에 부딪히면서 지장이 하나 깨져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전부터 창밖에 낯익은 소리가 들린다.
"포,포..포...포,포..포....포,포"
비공감 사유를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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