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를 결국 잃어버렸다
고의였다.
이동장을 열줄 안다는걸 알면서도 집 앞 공원에
세시간만 참으라고 달래며 엄동설한에 유기해 버렸다.
나 보란듯이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던 아버지와 내게 늘 하듯이
노골적으로 프린세스를 박대하던 어머니가 날 싫어할 이유가 하나는 줄어들었다
걱정돼 전화해보니 구청은 길냥이 따윈 방치한단다.
서울시 위탁업체가 일괄적으로 모아 불임 수술을 시켜 다시 방생할거란다...
살아 생전 다시는 만날 생각은 안해야 한단다...
미안해 죽겠다.
어젯밤 침대 머리맡에 누워 밤새 뭐라뭐라 떠들어댔는데...
첨으로 내 손끝을 간지럽히고 애교 부렸는데...
그런 널 가장 추운날 이리 보내버리다니...
미안해...용서해줘...
다시 만나는 날...우리 같은 모습으로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