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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엄마들과 함께 눈물 흘린 베를린 교민들
게시물ID : sewol_562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연인
추천 : 4
조회수 : 2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01 15:28:17
김도언·진윤희양 엄마, 세월호 알리기 활동
교민 간담회서 세월호 동영상에 눈물바다 

“304명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한명, 한명 기억해 주세요. 304명 이름 모두를 기억하라는 게 아니라, 한명의 이름이라도 기억해 주세요. 일상에서 숨 쉬듯이요.”

세월호 ‘416 기억저장소’가 간담회 사이에 준비한 동영상이 상영됐다. 단순한 멜로디에 맞춰 이름을 부르고 책상 위 희생자들 유품과 사진을 비춘다. 304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노래에 행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김도언양의 엄마 이지성(46)씨와 진윤희양의 엄마 김순길(50)씨도 목이 메어 띄엄띄엄 말문을 열었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돌을 기념해 5월24~28일 독일 베를린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열렸다. 이때 베를린박람회전시장에 부스를 설치하고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세월호 문제를 알린 두 엄마는 베를린 체류 마지막 날인 지난 30일 저녁 베를린한인교회 교육관에서 교민들과 간담회를 했다.

유가족들은 3년을 길 위에서 보내니까 집밥이 낯설고, 평생 먹을 김밥을 이 기간에 먹었다고 했다. 경찰 스피커 소리에 난청이 생기고, 차가운 바닥에 오래 앉아 부인과 질환까지 얻었다고 했다. 그동안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는지, 그 속에서도 따뜻한 순간은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씨는 “여기저기 쫓아다니고 길에서 지내는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사람 관계에서 힘든 점이 많다”고 했다. “빨리 잊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아요. 특히 친정엄마는 제가 딸이니까 제 생각만 하잖아요. 그러는 게 저에겐 아픔이죠. ‘빨리 잊어라’, ‘남아있는 아이를 위해 살아라’ 이런 거. 또 친한 분들이 전엔 ‘윤희 엄마’라고 부르다가 갑자기 윤희 동생 이름으로 부를 때 ‘벌써 윤희라는 이름을 잊어버리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신들 이름보다 ‘윤희 엄마’, ‘도언 엄마’로 불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느 나이 지긋하신 분이 ‘저희가 잘못 살아서 미안합니다’라고 했을 때, 그분 세대가 잘못 살았다고 참회하시는 모습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기억저장소 소장을 맡게 됐다. 2015년에 만들어진 ‘416 기억저장소’는 참사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한다. 이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기억에 공감하고, 나아가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널리 전하는 역할을 한다. 기억저장소에는 유가족, 시민단체, 시민들, 기록·구술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두 엄마는 훼손된 유류품 처리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해양수산부가 우왕좌왕할 때 엄마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보존 방법을 배운 일도 소개했다. 또 추모공원 설립이 일부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가장 큰 문제는 기록들과 이 유류품들을 모두 저장할 서고가 없다는 것”이라며 “컨테이너에 있는 물건들이 훼손되고 있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둘은 딸에 대한 기억도 털어놨다. 김씨는 “윤희는 조용하지만 자기 할 말을 똑부러지게 하는 아이”라고, 이씨는 “도언이는 긍정적이고, 친구가 많고, 남을 원망하진 않는 아이”라고 했다. 이씨는 힘들 때마다 도언이가 남긴 “거북이처럼 포기하지 않고 인정받는 사람이 될 거야”라는 글귀를 떠올리며 포기하지 않고 활동한다며 활짝 웃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7971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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