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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 오유에서 다녀왔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3045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절영
추천 : 6
조회수 : 3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8/06/29 07:32:23
안녕하세요 절영(수염)입니다. 아 죽을것 같네요. 피곤해 쩔어버림. 시청에서 신림까지오는데 죽듯이 졸며 왔습니다. 같이 갔던분들 정말 즐거웠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오유와 함께 한것이 옳은 선택이었던듯 싶네요. 아침에 마지막 술자리를 함께하고 싶었는데 여자친구가 많이 걱정할까봐 빨리 돌아온게 많이 아쉽습니다. 아 형님들 누님들 나중에 꼭 한잔 합시다 - ㅅ-)b


그럼 여기서 부터 반말.


지독한 하루였다. 5월 말에 좀 나가고 6월 초에 좀 나가다가 10일날 큰 행사 한번 못나가고 의기소침해서 근 한달 즈음 쉬었는데 이거 한달도 채 안되는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더라. 시위대도 그리고 전경도. 번호를 붙여보자면

1. 아 무슨 초저녁부터 보는 눈이 그렇게 많은데, 9시 뉴스 취재할 공중파 애들 빠지지도 않았는데 신경도 안쓰는지. 살수차 뿌리고 소화기 뿌리는데 이것들이 이제 막가자는구나 싶다. 살수차를 한 너덧시간은 뿌린것 같은데 얼마나 뿌려댔으면 사람들이 바닥에 떨군 피켓종이가 다 녹아서 펄프처럼 되어버렸다. 그대로 말리면 재활용? 아놔 농담할 기분도 안난다. 안맞으려고 뒤에뒤에 있다가 결국은 몇번 거하게 맞아서 푹 젖어버렸는데 뭐 시밤 이제 될대로 되라는 기분. 걍 비맞고 살수차 맞고 개겼다. 

2. 또 하나 새로운게 있었다면 이 새퀴들이 이상한데 머리 돌리는건 비상한것이 우리가 자꾸 밧줄로 전경차를 끌어내니까 지게차를 공수해와서 그걸 도로 땡겨 놓더라 말이지. 건 좀 빡치겠더라. 숏빠지게 땡겨놨더니 뭐여.

3. 1번하고 통하는 것인데 이놈들이 이제 보는눈도 안무섭고 행동도 막가자는건지 그냥 도발하고 공격하고 거리낌이 없더라. 뭐 돌던지고 물병던지고 하는데 그게 어디서 날아왔는지는 뭐 제발저릴까봐 굳이 언급하지 않겠지만 니네야 하이바 쓰고 방호복 입으니 괜찮지. 헌데 그걸 되던지면 높이도 있고 힘도 있는데 좀 치명적이겠냐. 내 옆에서도 머리에 맞아 쓰러진 사람이 둘이나 있더라. 진격할때는 쇠파이프 끊어진걸 냅나 되던지던데 두어번 내 옆을 스치고 지나니 간담이 서늘하더라. 방송하는 여경도 이제 뭐 흥분해서 도발하는데 정신없고 경찰내부 방침이 '피를 본다면 어쩔수 없다.' 가 아니라 '피를 보자 아주 피칠갑을 해버려.' 로 바뀐것 같더라. 이래서야 여자나 어르신들은 데려갈수도 없겠다. 솔찮이 살벌타 말이지. 

4. 이건 시위대한테 하는 얘긴대 폭력적 대응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눈앞에서 물맞고 올라간 아저씨 구타하는걸보며 목이 터져라 쌍욕을 뱉었지만 그렇다고 뭐 던지면 그게 다 돌아오는거고 갸들이야 맞아도 괜찮다만 우리는 맞으면 치명상이다. 진압할때 전경의 선진을 보고 쇠파이프를 던지던 놈들이 있었는데 그게 전열에서 대치하던 시민의 머리위를 스쳐 지나갈때는 오금이 저리더라. 물론 그 쇠파이프가 되돌아왔음은 말할것도 없고. 나 역시 폭력의 욕구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았거나,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들을 힘으로 이길수는 없을 것이다. 명분을 위해서이다. 우리가 성인군자라서 필요한 명분이  아니라 우리의 최대의 무기가 될 수 있는 명분을 위해서이다. 당장 이겨 한발자국을 나가는 싸움이 아니라 지지않고 버텨 살아남는 싸움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5. 좀 다른 얘기긴한데 전경 새끼들도 따로보면 좋은놈들이다. 빌딩 후문 현관앞에서 쉬다가 화장실을 가려고 앞문쪽으로 갔는데 전경들이 오열을 맞추어 방패를 깔고 앉아있더라. 좀 놀라기도하고 어둡기도해서 문을 못찾고 어리하고 있으니 전경들이 옆에옆에 하며 길잡이를 해주는거여. 참 이 놈들이 아까 그 버스위에서 돌던지고 물뿌리던 놈이라 생각하니 우습고 슬프고 안스럽고 화나더라. 새삼스럽지만 눈앞의 상대가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누구를 이기기 위해서 싸우는 것인지 우리의 촛불의 의미를 새삼 기억해 낼 수 있는 기회였잖는가 싶다.



여튼 피곤하니까 후딱 글을 접자. 요약하자면 이래저래 식겁했다. 하늘이 야속하게도 누구를 도우는지 3시 정도부터는 장대같은 빗줄기를 피하랴 밥집으로 들어가 있었는데 그 동안에도 심한 충돌과 지옥같은 혈투가 있었던 모양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목격한 바가 아니라 서술하지 않겠다만 풍문으로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잔혹한 밤이었다. 

한달쯤 쉬고 오늘 나가보니 많은것이 바뀌었고 더불어 투쟁의지를 새롭게 다지게 되는 밤이었다. 아 졸려 시밤. 다들 좋은밤. 아니 좋은아침. 많은 댓글을 바라며 전 자러갑니다./ -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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