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05년 여름,
사촌누나의 결혼소식을 듣고 들뜨는 마음으로 서울로 왔음.
철이 없던 때라 드레스입은 사촌누나고 뭐고 신경도 안쓰고 놀러다님.
결혼식장에는 평생 본적도 없던 회전문이 있었음.
신기하기도, 심심하기도 하던 터라 회전문을 가지고 놀아보기로 함.
(발퀄 ㅈㅅ)
방법은 간단했음.
회전문이 돌아갈 때 잽싸게 튀어나와서
사건의 발단은 이것이었음.
회전문과 신나게 놀기를 10분여..
지치지도 않는지 왕성한 체력을 자랑하며 놀기를 계속해가던 나는 순간 타이밍을 놓침.
타이밍을 놓치고 그만 다리가 회전문과 벽 사이에 끼어버린 것임.
끼인 부분을 중점으로 위쪽과 아래쪽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음.
어린 탓에 살이 연해 조여오는 회전문이 주는 고통을 참을 수 없던 나는 그저 그자리에서 울 수 밖에 없었음.
정신없이 울다보니 주위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임.
결국 아저씨와 젊은 청년들이 힘을 합세해 회전문을 밀어내 나는 탈출에 성공함.
그러고 나서 안도의 한숨과 원망의 눈빛으로 회전문을 째려봤음.
근데
회전문이 이렇게 한쪽으로 쏠려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가 회전문을 이겼다며 좋아했음 ㅋㅋㅋㅋㅋㅋ
정말 회전문과의 사투는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은 듯.
그러고나서 가보니 결혼식은 끝나있었고 피로연에서 밥만 맛있게 처묵처묵함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