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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사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던 '그들'의 파산
게시물ID : sisa_4033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명논객
추천 : 11
조회수 : 25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6/20 15:01:41

 

국정원의 정치 개입 및 여론 조작 시도가 사실로써 속속들이 밝혀지는 지금, 우파들의 발악을 보면 크게 몇 가지로 나뉘고 있다.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신중론, 국정원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당연론, 국정원의 정치 개입보다 종북 세력이 더 나쁘다는 식의 물타기 등등. 보기만 해도 역겨운 논리 투성이지만, 오히려 이들 전체주의 파쇼들이 보이는 행보는 그들을 자멸로 이끌 것이라는 약간의 기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하나 하나 까보자. 이들은 어디서부터 파산을 맞이하고 있는가?

 

작금의 우파들, 아니 극우들이 맞고 있는 논리적 파산은 매우 징후적이다. 첫 째, 그들은 소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자신들을 쁘띠 자유주의로 색칠했지만, 사실 그 이면에 숨어 있던 더러운 횡포와 전체주의적 폭력을 가리기 위한 연막이었다는 점을 이번 국정원 사건을 통해 가감 없이 드러내주고 있다.

 

이들은 자유주의라는 이념적 스탠스로 자신들을 위장한 채 자신들의 국가주의적, 반동적 테러리즘을 정당화해왔다. 예컨대 이들의 대표적 이데올로기 테러리즘의 한 예인 종북론은 우파 자신들을 북한의 악마적 독재에 저항하는 숭고한 자유인사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사실 그들에게 종북이란 북한의 이념을 공유하고 그것을 따른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정부-여당 및 국가 체제를 뒤흔들고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간주되는 모든 행동들에 대해 붙이는 수식어, 혹은 그러한 행동을 할 것으로 생각되는 모든 이들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초인적 능력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에게 있어 종북론은 합리적 근거들과 사실관계에 근거한 비판의식으로부터 터져나오는 비판이 아니라 무지한 애국심에서 비롯하는 비분강개의 어떤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지점으로부터 이들의 소위 자유민주주의 수호 1차적 파산을 맞이한다.

 

둘 째, 이들의 도식적 사고, 다시 말해 보수=친정부, 친국가’, ‘진보=반정부, 반국가의 등식으로부터 이들은 국가 기관의 선거 개입과 더불어 정치 공작 활동에 대해 옹호해야만 하는 이상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중대하게 저해하는 일이라고 해도, ‘보수=친국가, 친정부라는 등식 속에 굳어진 이들의 사고는, 자신들의 이념적 자세와 현 시국 사이에서의 모순을 일으키며 스스로 논리적 파산을 재촉하고 있다. 이들의 언어를 빌리자면 반국가 활동을 선동하는 소위 좌빨들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국정원 활동을 옹호해야 한다는 궤변이 탄생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들에게 자유민주주의라는 언어 체계가 함축하는 기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어떤 부분(예를 들면 자유, 평등, 인권 등)도 포함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 체제로써 출범했던 국가라는 의미를 더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요컨대, 중요한 것은 현재 민주주의가 저해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내걸고 시작한 국가가 더 중요하다는 소리다.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다.

 

셋 째, 일베로 대표되는 파시스트들의 표면적 부상과 더불어 뉴라이트 멍청이들의 테러리즘과 근본주의로부터, 소위 좌빨들의 전체주의성과 폭력성을 비판하던 이들이 오히려 더욱 근원적인 폭력을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국정원의 선거 개입 및 정치 공작 활동으로 표현되고 있는 국가의 전횡적 횡포와 대중 조작 및 통제 작업에 대해 이들은 함구하며 오히려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으로부터 이들의 자유주의적위장은 근본적인 파산을 맞이한다.

 

넷 째, 총체적인 사건의 흐름 속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지점은 국가 기관의 정치 공작 활동이라는 것, 나아가 이것은 검찰을 통해 낱낱히 드러나고 있는 중이며 그 신뢰도 역시 보장되어 있지만 우파들은 그것이 옳은 일이라며 항변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국정원 사건을 비판하는 모든 이들은 그들 논리대로 종북이 되거나, 우매한 이들이다. 촛불의 계몽을 비판하며 성장한 이들이 오히려 계몽의 어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또한 국가와 시민의 일체성을 주장함으로써 자신들의 전체주의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작금의 우파들의 태세는 이렇다. 국정원을 비판하자니 소위 좌빨이 될 것 같고, 그렇다고 국정원을 옹호하자니 자신들의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대해서 할 말이 없어지고. 내가 보기에 이들은 좌빨이 되느니 차라리 파시스트가 되기를 선택한 것 같다. 각 대학 커뮤니티마다 보이는 멍청이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애국인 줄 알고 있을 것이다. 멍청한 애국자만큼 위험한 테러리스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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