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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죽음에 대처하는 사고방식에 대하여
게시물ID : medical_43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로포즈
추천 : 6
조회수 : 58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6/21 03:40:08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699357




















베스트에 간 이글을 보시는 다른 분들에게 말씀올립니다.
댓글이 좀 안타까웠습니다. 
평소 일반인이니 의료집단이니 편가르기 하는게 좀 불만이었는데
이 글에서만은 할 수 없군요.
















이런 대화가 생기는 건 이것이 의사들이 환자의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환자와 죽음의 경계선에서 싸우는만큼 죽는 환자도 실제로 많습니다.
죽는다고 슬퍼하는 의사는 뭐 가슴이 따듯하고 어떻게 보면 좋아보일지 모르나
그것을 넘어 이 죽음이 왜 문제였는지 어떤 점에서 조금의 불찰이 생겼고 어떤 선택을 했어야 좀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꽁보리 선생님과 ErJo 선생님이 각자의 교과서적인 근거를 들어 이 죽음에서의 문제점을 짚어내려고 하는 것이지요.
















교과서는 교과서일 뿐이다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됩니다.
의학적 치료와 판단은 일차적으로 교과서에 입각해서 하는 겁니다.
명백한 근거와 수많은 경험으로 교과서 한줄한줄이 만들어집니다.
그 근거를 없이하고 치료하는건 그다지 합리적인 선택이 되지 않습니다.
그 실험들, 임상 데이터들 그런 것을 무시한다면.
사실 무당이나 다를바 없지요.












실제로 대학병원이나 큰병원에서 발생하는 환자 사망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케이스를 나중에 토의합니다.
누군가의 실수와 부주의가 문제라면 꾸짖음이 필요하겠지만,
우리가 신은 아니라 원칙대로 치료하였음에도 죽는 경우도 부단히 생깁니다.








죽었으니 끝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의사는 단연코 하나도 없을겁니다.
환자의 귀중한 생명으로부터 반성과 배움, 진지한 토의가 있어야지
의사도 배우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신 상병의 케이스는 뭐 내막을 카더라로 들으면 이말도 맞고, 저말도 맞는거 같기도 합니다.
다만 군의료체계의 문제는 명백하며,
의료게시판의 선생님들은 단지 그 군의관의 문제로만 몰아가는 분위기가 옳지 않다 생각하여
할 말은 하는 겁니다.
기타 군의관의 진료 태도나 불친절함 등을 근자의 토론에서 꺼낸 주제도 아니며
저를 포함한 많은 선생님들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간의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 군의관도 그렇겠지 하는건
마녀사냥에 다를바 없습니다.
의학적으로도 그간의 경험으로 인한 교과서 내용과 상이한 결과가 나왔다면
그것은 학계에 보고되어 많은 의사들이 공유하게 되고,
그 상이한 결과가 환자의 목숨이나 혹은 예후, 치료과정, 후유증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경우엔
교과서에 실리고, 허가받은 약이 허가 취소가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정의니 교과서니 뭐니가 무슨 소용이냐
우리 의사가 그렇게 사막과도 같고 그런 사람들 아닙니다.
밤새 앰뷰짜서 눈비빈 환자가 심실빈맥으로 한순간에 사망할 때.
제가 본 첫 케이스였습니다.
멘붕도 그런 멘붕없습니다.
솔직히 환자 가족 그 다음으로 힘든 사람들이 지켜본 의료진입니다.
근데 거기서 그걸로 끝내면 뭐 어떡합니까.
의사만큼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 없습니다.
의사끼리 은어같은거지만 사람 사망이나 죽었다고 안합니다.
Expired라고 표현하죠.












저는 그 군의관과 일면식도 없으며
누군지도 모르는 한낱 의료게시판 이용자일 뿐입니다.
오유 내 의사에 대한 선입견이 있음에도 이 곳을 떠나지 못하는
그냥 한 유저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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