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코를 훌쩍 거리는 버릇이 있다. 콧물이 나오지 않아도 감기에 걸린 양
나도 모르게 훌쩍거린다. 주위 친구들이 너 감기걸렸냐고 물어보고서야 나는 내가
코를 훌쩍거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또 다른 버릇이 있다면 노트북을 이유 없이 여는 것, 그리고 오유에 들어가는 것.
어느 순간부턴가 나는 페이스북을 확인하는것이 습관이 되었다.
마치 코를 훌쩍거리는 것 처럼 이유없이 오유에 들어가는 것 처럼..
그런데 페이스북을 들어가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내가 바쁠 때.
별을 보면서 독서실을 나올 때 다른 친구들은 술을 마시고 있다.
누군가는 게임을 했단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과시하면서
답변이 정해진 한탄을 한다.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 하나를 먹으면서 휴대폰 스크롤을 올린다.
내뱉는 한숨은 넌 왜 인생을 즐기지 못하냐는 자조다.
올라온 근사한 스테이크 사진, 난 네가 그걸 매일 먹지 않는다는 걸 알지.
내가 매일 먹는 된장찌개를 올리지 않는걸 보면 알 수 있지.
힘들어서 쉬기로 작정한 날.
누군가가 바쁘다고 한탄을 한다. 거기에 주르륵 달린 댓글들..
참 사람들은 댓글 달 때 눈물도 많아.
얘는 여행을 다녀왔구나.
누군가가 공부하기 힘들다고 징징대네. 나는 모르는 사람이 거기에다가 댓글을 달았네.
빨래하고 방 치우고 밥이나 먹자.
페이스북은 참 잘 만든거 같다.
보면 답답해지는데 자꾸 보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남들이 묻지 않았는데 다들 바쁘다고, 어떤 일정이 있다고 광고하기 바쁘다.
누군가는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바쁜데, 누군가는 자신의 사생활을 떠벌리기 바쁘다.
감사의 말, 반가움의 말이 편지가 아니라 담벼락에 게시되어 있다.
오랜만에 만났다고 반갑다고 자기 집에 대자보를 붙이는 걸 생각하면 살짝 웃기다. - 갑 님과 함께.
나도 알지 그 모습들에는 한 두 층의 물감이 발라져 있겠지 마치 유화 그림처럼..
난 남들 모습 사는게 뭐 그리 궁금할까? 그러면서 내면의 감성을 콕콕 찌르는게 무슨 의미일까?
이제 그만 열어봐야겠다.
나 자신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집중해야겠다.
다들 바쁘고 즐겁게 살던 말던 그게 다 무슨 상관인가. 남들은 잘 지내는데 넌 왜 이모양이냐고 묻지 말아야지.
상처난 데 쿡쿡 찌르면서 아파하지 말아야지.
내 자신의 깊은 목소리를 듣자. 다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 보자.
(저번에 오유에서 본글인데 너무나도 공감이되서 다시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