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제 소개를 하자면... 5년차이지만 1년차 같은 느낌의 프로그래머입니다.
본업은 프로그래머라고는 하지만 온갖 잡동사니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 삽질러입니다.
삽질은 제 인생의 목표이자, 제 인생의 행복이므로 저는 삽질러입니다. 먼저 주의 사항을 보시고 가시죠...
글 많음. 그림 적음. 이해 못할 소리도 종종 나옴. 자료 따윈 모아두지 않아서 망했음.
(그래도 삽질러로써 성공한 몇 안되는 작업인데다가..... 삽질러라면 DIY 게시판이지! 라는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1. 환경
저는 5년차 프로그래머이자. 집에서 취미로 서버를 돌리는 컴퓨터 덕후입니다.
그렇다고 오버클럭, 쿨링 이런 쪽이 아니라
"이 못쓰는 컴퓨터를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이 쓰레기는 어디다 쓰지?"
"색다른 장치구나! 널 이용해보겠다!"
"남자라면 서버다! 집에 리눅스 서버 한 대 정도는 있어야 남자다!"
이런 또라이입니다. 특히 마지막 발언은 무시해주세요. 그냥 또라이입니다.
이런 또라이 같은 경우에 어떤 환경을 가지게 될까요? 쉽습니다. 집에 서버가 있습니다.
집에 서버가 있고... 서버가 있고... 못쓰는 노트북이 많습니다...
왜 그걸 안버리고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 아마 그냥 못 버리는 병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일단 잡설은 멈추고 집의 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니터 x 1
- 리눅스 서버 [메인 서버] x 1
- 게임용 데스크탑 x 1
- 키보드 x 2, 마우스 x 2
- 책상 x 1
아무래도 모니터야 입력을 바꿔주면 되는 일이다보니...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키보드 마우스의 경우 2개씩 두고 쓸려니 책상이 좁아지고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사실... 더 큰 책상으로 바꾸면 해결되는 가장 간단한 문제입니다만... 그러면 삽질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삽질을 하려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제가 가지고 있으나 사용하지 않던 노트북을 발견합니다.
2. 레노버 X61 노트북
위에서도 한 번 언급되었지만, 저희 집에는 못쓰는 노트북이 조금 있습니다. ( 4대 정도? ) 다 산건 아니고 버린다는 친구꺼 줏어오고 제가 쓰던거 못 버린거 이런 것들입니다. 그 중에서 제가 정말 사용하면서 사랑했던 노트북이 있습니다. 바로 레노버 씽크패드 X61 입니다.
이 노트북은 제가 컴퓨터 관련된 공부를 하게 되면서 가장 처음 산 노트북입니다. 성능은....
2008년도 제품인데 뭐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라고는 하지만 문서 작업, 프로그래밍 정도는 거뜬하게 해내는 노트북입니다.
제가 이 노트북을 아끼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쫀득한 키보드
2. 일명 빨콩이라고 불리는 트랙포인트
3. 씽크패드 하앍하앍
그리고 사용하지 않고 구석에서 먼지가 쌓여가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제 좀... 늙었지...
2. 화면 해상도가 1024라니...
3. 어째서 컴퓨터를 부팅하면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가 날까?
결국 저는 이 노트북의 키보드와 트랙포인트에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버리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다른건... 뭐... 보시다시피... 당장 버려도 상관없는 상태입죠. 그래서 결정합니다.
집에 있는 모든 컴퓨터의 키보드와 모니터는 이 노트북 하나로 대체하자!
라는 미친 생각을 하게 됩니다.
3. 어떻게 하나의 컴퓨터로 모든 컴퓨터의 키보드, 마우스를 대체 하지?
가장 첫번째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만, 그래도 컴퓨터 밥을 먹는 사람이지라. 답은 딱 나와 있었습니다.
Synergy
입니다. 한글 발음으로 시너지 입니다. 시너지의 컨셉은 심플합니다.
위의 그림이 딱 시너지를 설명한 것입니다.
- 컴퓨터는 세 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가운데 컴퓨터만 키보드, 마우스가 있습니다.
- 좌, 우측 컴퓨터에는 키보드, 마우스가 없습니다.
- 모니터는 순서대로 놓여있습니다.
- 가운데 컴퓨터에는 시너지 서버가 깔립니다.
- 좌, 우측 컴퓨터에는 시너지 클라이언트가 깔립니다.
- 서버 화면에서 마우스를 좌측으로 이동하다가, 화면 끝으로 가까이 가면 좌측 컴퓨터 화면으로 마우스가 넘어갑니다.
- 서버 화면에서 마우스를 우측으로 이동하다가, 화면 끝으로 가까이 가면 우측 컴퓨터 화면으로 마우스가 넘어갑니다.
- 키보드는 마우스 커서가 위치한 컴퓨터로 입력 됩니다.
- 즉, 3대의 컴퓨터를 키보드 하나, 마우스 하나로 움질일 수 있습니다.
가격은 10달러, 대략 1-2만원 돈입니다. 이전 부터 종종 사용해오던 소프트웨어 이기때문에 이걸로 결정을 합니다.
집에 컴퓨터가 여러대라면 정말 강추하는 소프트웨어 입니다.
4. 레노버 X61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2에서 한번 설명을 드렸다시피 결국 키보드, 트랙 포인트만 이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다른 부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먼저 키보드, 트랙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서 운영체제와 시너지는 반드시 깔려야 하는 부분이었으나, 나머지 노트북에 들어 있는 WiFi, 블루투스, 모니터 등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조금 했습니다.
1. 키보드, 트랙 포인트 - 운영체제는 우분투 (리눅스)로 가고 시너지를 사용하자.
2. WiFi, 블루투스 -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하자.
3. 기본 내장 모니터 - 제거하자.
라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2번이 걸림돌이 될지는 상상도하지 못했습니다.
5. X61 부활을 위한 삽질
먼저 가장 시급한 부분은
컴퓨터 부팅 후 이륙하는 소리
X61에서 고질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바로 노트북 팬 소음인데요.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비 정품 X61 노트북 팬을 구입해서 교체하기로 결정합니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X61 Fan으로 검색하면 수 많은 제품이 뜨는데 그 중에서 가장 평가가 괜찮은 녀석으로 고릅니다.
노트북 외관
노트북 외관의 경우 아무래도 오래된 녀석이다 보니 긁히고 까지고 깨지고 난리도 아닙니다. 그래서 케이스도 구매합니다. 이것 역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주문을 합니다. X61 Cover로 검색을 하면 다양한 제품이 나옵니다. 그 중에서 필요한 제품을 담아서 결제를 하고 기다립니다. 3주 정도 걸려서 물품이 도착을 했습니다.
그럼 노트북 분해를 시작합니다. 노트북 분해라고 하면 굉장히 어렵게 다가오지만... 사실 구글에 검색해보면 다 나옵니다. 심지어 동영상도 있으니... 너무 어렵게 생각안하셔도 될듯합니다.
(구글 갓 찬양)
그래서 짜잔하고 분해된 모습입니다.
난잡합니다. 담배와 타이레놀은 무시해주세요. 아무튼... 다 분해된 모습입니다. 일단 모니터와 상판은 저 멀리 어딘가로 치웠고, 쓸 부품들만 따로 정리를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운데 플랫 케이블 보이시나요? 갈색의 넙적한거요. 저게 바로 문제가 됩니다. 저 케이블이 바로 모니터 케이블입니다. 노트북의 그래픽 카드와 노트북의 모니터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이죠. 그런데 단순히 그 역할만 하는게 아니라, 블루투스 모듈과 현재 노트북 상태를 보여주는 인디케이터 모듈도 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잠시 고민에 빠집니다. 그렇지만 항상 결론은 단순하죠.
블루투스와 인디케이터는 제거한다!
상남자의 결정을 하고 저 케이블도 통채로 제거 합니다. 그럼 다른 문제는 없었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노트북의 경우 WiFi 신호를 잘 받기 위해서 안테나 케이블이 존재합니다. 이 안테나 케이블의 경우 X61에서는 모니터 양 옆으로 지나갑니다. 즉, 모니터 부분을 제거하는 순간 저 안테나 케이블도 처리를 해야 하는데... 귀찮습니다. 생각을 안하기로 결심합니다.
WiFi도 제거한다!!!
이젠 상남자 아닙니다. 그저 모든게 귀찮아 졌을 뿐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장비를 제거하고 다시 조립합니다.
배터리를 연결하고 전원을 연결하고 모니터를 제거 했기 때문에 외부 모니터를 하나 연결해서 부팅을 시도합니다.
부팅이 정상적으로 되는 것을 확인하고 우분투로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시너지 서버를 설치합니다.
6. 최종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모니터 한 개에 X61은 RGB로 연결, 게임용 메인 데스크탑은 HDMI로 연결, X61과 메인 데스크탑은 공유기를 통해 같은 네트워크로 연결하였습니다.
최종의 모습입니다. 게임을 위해서 별도의 마우스는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7. 최종 그 후
아무래도 노후화된 노트북이다 보니 특정 포트가 말을 듣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USB 포트 중에는 연결을 건드리면 재부팅 되거나 혹은 외장 하드디스크가 연결이 끊어졌다 붙었다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추가 장비를 물색하여 X61용 독을 구입했습니다.
울트라 베이스라 불리우는 이 녀석은 X61 하단부에 연결이 되어 포트 수를 늘려주고 뒤쪽으로 포트를 뺄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거기에 CD-ROM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저의 컴퓨터 환경이 구성되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이런 저런 문제를 겪기는 했지만... 역시 삽질은 재밌네요. ㅎ
이렇게 구축된지 약 5달 정도 되었는데... 아직까지는 별 문제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역시 글을 쓰는 건 어렵네요 ㅎㅎ 마무리 어떻게 하죠? 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