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와 오씨가 면회실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전날 밤늦게까지 경찰 조사를 받은 탓인지 오군의 표정은 많이 지쳐보였다.
황씨가 물었다. “몸은 괜찮아요. 어디 다친 데 없어요?” 오씨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황씨의 질문이 이어졌다. “혼자 범행을 계획한 게 아니죠. 어떻게 이런 무서운 테러를 이 앳된 학생이…” 그는 황씨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했잖아요” 그가 즐겨보는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에서 황씨는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는 사람이었다.
황씨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왜곡되고, 인터넷을 통해 잘못 전달되고 있어요. 저는 맹세코 ‘북한이 지상낙원’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낸 적이 없어요. 저는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이런 분단된 현실에서 잘못 전달되는 북한에 대한 생각과 사람들이 ‘종북세력’이라고 매도하는 사람들의 활동에 대해 편견을 깨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의 생각을 전하기 위한 콘서트를 열었는데 여기서의 내용이 더 왜곡돼 전달되는 상황이 너무도 안타까워요.”
오씨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고 믿고 있는 듯 했다. 그는 황씨에게 이렇게 물었다. “어제 보수세력이 기자회견 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토크콘서트에 앞서 신동성당 앞에서 보수단체회원 100여명이 콘서트 반대 집회를 열었다. 그들은 ‘신은미·황선을 즉각 구속하라’고 외치며 콘서트 진행 관계자와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는 오씨도 있었다.
십대의 학생에게 인터넷은 자신의 행동을 알리는 공간이었다. 그는 연행 직후에도 경찰서에서 수갑을 찬 자신의 손을 찍은 사진을 게시판에 올렸다. “무사히 경찰서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요.” 그는 자신이 전날 폭탄을 던지려 했던 상대를 앞에 두고 이런 질문을 했다.
“이 사건 많이 알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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