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으로 국제적인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남방항공사가 19개월 된 영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30톤의 연료를 버리면서 비상착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중국 펑파이 신원왕(澎湃新聞網)는 남방항공 CZ330편이 지난 2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로 가던 도중에 일어난 이런 사연을 전했다.
이 항공기 사무장인 류커자(劉可佳)는 "당시 여객기가 이륙한 지 약 2시간쯤 됐을 때 승무원들이 기내식 제공 준비를 하는데 기내가 갑자기 떠들썩하더니 울음소리가 전해졌다"고 전했다.
아무런 건강 이상 없이 항공기에 탑승했던 한 영아가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영아의 부모는 이런 상황에 처하자 울음을 터뜨렸다.
아울러 승무원은 기내 방송을 통해 승객 중 의사나 간호사가 있는지 확인했고, 마침 의사 직업을 가진 승객 한 명이 달려와 아이를 진찰했다.
해당 의사는 영아의 상황이 위급하고, 기내 응급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다면서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비상착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회항 혹은 최대 가까운 미국 알래스카주의 앵커리지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하는 2가지 선택 중에서 기장은 최대한 빨리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앵커리지 비상착륙을 선택했다.
그러나 해당 여객기는 보잉 787기로 이륙중량은 200톤을 초과했고, 최대 착륙허용중량이 173톤으로 30톤의 연료를 강제 방출(Fuel Dumping)해야만 했다.
착륙 후 대기 중인 구급차를 타고 영아는 현지 병원에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고 위급한 상황에서 벗어났다. 언론은 이 영아가 이미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고 전했다.
언론은 항공사가 이번 비상착륙을 위한 연료 방출로 21만 위안(약 3700만원)의 손실과 일부 다른 비용을 감수했지만 소중한 한 생명을 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