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카락을 잘랐어요.
원래는 머리가 길어서 한쪽으로 넘기고 다녔는데
지금은 짧아져서 잘 넘어가지 않아요.
고등학생 때부터 고수해오던 긴 머리라..
단발로 확 친 것도 아닌데 적응이 안 돼요.
거울을 보며 여기까진 와야하는데 고작 여기네, 하고있어요.
그렇다고 싫거나 후회하는 건 아니고
군더더기를 잘라냈으니
오히려 시원한 감정이 들 뿐이에요.
마침 날이 풀려서 비도 왔고.
시원하다.
어느새 환절기인가봐요.
저는 환절기에 가장 약하거든요.
그래서 바로 알아요 환절기구나.
내내 가지 않는 병원을 기어코 가게 만드는
아픈 계절.
곧 봄이 오겠고
머리카락도 다시 자랄거예요.
2.
강한 것에겐 똑같이 강하게 대하면 되지만
맑고, 따뜻하고, 선한 것들을 마주할 때는
어쩐지 내가 더 약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안절부절
부서질까 조마조마 해요.
또..
믿고싶고,
기대고싶어지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