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랑 사귄지 천일이 다 되가요.. 그동안 몰랐는데 요즘.. 안 맞는 부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는데 조금씩 실망하는 중이에요..
잠깐 헤어졌을때가 있었는데 그때의 느낌과는 좀 달라요.. 그때는 제가 쌓여있던게 폭발해서 막말도 하면서 헤어졌는데 냉전상태에서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남친과 대화하는 방법도 터득하게 되고 오해도 풀리고 남친도 노력하면서 다시 사귀게 됬고 그 뒤엔 트러블없이 행복하게 1년을 더 사귀었어요.
그때 힘들었던거 생각하면 지금은 행복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조금 길지만 들어보시고.. 제가 남친을 이해하고 함께 풀어갈수있는 부분인지.. 답이 없는 부분인지 조언 좀 해주세요..
1. 약속 오늘 알게 된 부분인데.. 남친이 약속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질 않은 것 같습니다. 시간은 칼같이 지키는데.. 자신이 먼저 구체적인 장소나 시간을 잡을 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어디서 만날까 몇시에 만날까 물어봐도 글쎄 거기면 되지 않을까? 몇시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반문합니다. 항상 똑같은 장소 똑같은 시간을 얘기하구요.. 묻지 않으면 당일 아침까지 아무얘길 안합니다.. 3년내내라는게 문제고 다른 일정이 생겨서 못 오더라도 미리 얘길안하고 제가 약속장소에 도착한 후 전화해서 그때 말한적도 있습니다. 이게 너무 이해가 안가서 나 만나기 싫은가.. 뭐하고싶은것도 없나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근데 저한테 뿐만이 아니라.. 친구들이나 직장동료한테도 그런다는 것을 오늘알았습니다.. 갑자기 일이 생겼을때 미리 자신의 사정이나 일정을 말하고 상대방이 일정을 조정할수있게끔 해줘야하는데 전혀 그런게 없고 미리 말 안하다가 상대방이 서운하다는 티를 내야 그때 당황해하며 말하는일이 다반사입니다.
2. 말 안 듣기 이건 늘 싸웠던건데요.. 제가 어떤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할때 전혀 말을 듣지 않다가 나중되서야 다른사람이 저와 같은 말을 한다던지 그 문제가 터져서 고름이 생겨서야 비로소 말을 듣고 조치를 취합니다. 제가 직감이 빠르고 분석을 잘해서 문제들과 미래의 상황들을 단시간에 알아채는 능력이 있습니다.. 반면 해결하는 능력은 좀 부족하지만;; 정확하지 않거나 해결책을 찾기 전까지 말을 아끼는 신중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자랑은 아니지만 이런 면은 남자친구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말을 안 듣는건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떤 설득을 해도 어떤 얘기를 해도 믿지 않고 괜찮아, 아닐꺼야라는 말만 계속하면서 제가 화를 내거나 결과가 코앞에 닥쳐서야만 심각성을 알고 이해를 합니다. 문제는 이것도 나아진거라는거에요. 나아지기전에는 제가 화를 못 이겨서 울고 불고 소리지를때까지 화를 내는지도 몰랐고 그런 문제들이 문제인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3. 패션 일단 말씀드리자면.. 저는 미술을 전공했을 정도로 미적인 것에 많은 관심을 쏟는 사람입니다. 비싼 것이 아니더라도 어울리지 않거나 멋과 아름다움이 없으면 심한 거부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제 남친은 처음부터 패션이나 무엇인가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나 적기만한 나이가 아니다보니 사람을 외적으로만 판단할수는 없었고 내적인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라서 스타일은 조금씩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관계를 지속시켜 나갔습니다.
완강히 거부하던 펌을 몇달간 설득시켜 미용실 의자에 앉혔고 중요한 날 코디를 위한 쇼핑도 대신해주는 등.. 남친도 그쪽으로 저를 믿기도 했고 저도 남친을 멋있게 꾸며주는 재미에 열심히 해왔으나 남친이 바뀌진 않더군요.. 직접 찾아 입지 않고 늘 저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요즘 장거리가 되면서 몇달을 한달에 한번정도 만나다보니 다시 돌아갔습니다. 펌이 풀려가고 있을때.. 관리방법을 가르쳐줘도 못하겠다며 전혀 하지도 않고 주변사람이 머리가 별로다라는 말을 했다면서 이젠 펌 안할거라더군요. 또.. 옷도 제가 이런 옷 입지 마라 이런식으로 입는게 더 어울린다..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고 막 입고 다니다가 회사동료들이 신경 좀 써라 라고 말하니 그때서야 제가 알려준 코디샵에서 주문을 했더랍니다. 왜 대체 제 말을 안듣는건지 진짜 모르겠고.. 게으른건지..한심할정도로 자기관리를 하지 않습니다.. 요즘 너무 스트레스가 되는 문제 입니다..
4. 가끔.. 가슴을 후벼파는 말들.. 남자친구와 뭔가 잘 풀리지 않아서 진지한 대화를 할때.. 남친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는듯합니다. 평소에는 정말 부드럽고 친절하고 매너좋은 사람인데.. 자신이 그동안 생각해왔던것과 다른 말들이 들리면 제 말을 확대해석해서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말을 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엄마가 걱정하시기 때문에 외박을 못한다' 라고 말하면.. 남친은 뭘 걱정하시는지 묻는게 아니라.. '네가 평소에 잘못해서 외박 못하는거아니냐'라고 답변합니다. '요즘 오빠랑 대화하기가 너무 힘들다'라고 말하면 이해하려 하거나 뭐가 힘든지 물어보는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통화해왔던건 뭐였는데?' 이런 식으로 대답합니다. 예로 든것일 뿐이니.. 확대해석한다는 쪽으로만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식의 말들을 한 2~3달에 한번씩은 듣는거 같은데.. 원래 사람들이 이런 확대해석들을 조금씩 하나요?? 아니면 남친이 특별한건가요..?
다른것도 있지만.. 자잘한거빼고 제가 정말 돌아버릴거같은 것만 정리 해놨습니다. 1. 약속에서 다른사람일정에 대한 배려가 없는점 2. 문제를 최소호ㅏ하려는 여친의 성의를 무시한채 괜찮다며 너스레를 떨다가 나중에 엄청난 손해를 보는 점 (반복됨) 3. 패션, 스타일에 예민한 여친을 두고도 스타일에 신경쓰지 않고 도리어 여친의 권유를 뿌리치는 점 4.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거나 이해할수 없는 말을 들었을때 이해하려하지 않고 의도와 반대로 해석하거나 확대해석하여 상처되는 말을 하는점 (이에 대해 얘기해본적은 없으나 그 앞에서 눈물흘린적이 많음)
길어도 읽어주신분들 감사해요^^ 추천해주시고 짧은 답변이라도 달아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