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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테두리 한 개.TXT
게시물ID : lol_5652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眞달빛물든
추천 : 6
조회수 : 7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0/28 16:59:20
내가 라이엇코리아에 파견 갔을 때 본 일이다. 남자 하나가 피시방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모니터를 가리키면서

"황송하지만 이 테두리가 금색이 맞는지 아닌지 좀 보아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옆 손님의 입을 쳐다본다. 옆 손님은 남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맞소'하고 끄덕인다. 그는 '맞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컴을 끄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피시방을 찾아 들어갔다. 로그인을 하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로딩창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금색 테두리이오니까?"하고 묻는다.

피시방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거 누구한테 대리 받았어?" 남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다른 사람 아이디를 훔쳤단 말이냐?"

"누가 아이디를 해킹당합니까? 해킹당하면 눈치는 못 채나요? 어서 사용 종료해주십시오."

남자는 돈을 내밀었다. 피시방 사장은 웃으면서 '맞소'하고 종료시켜주었다.

그는 얼른 휴대폰으로 전적검색 사이트를 확인하며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전적검색 사이트의 '전 시즌 GOLD'가 틀리지 않았나 확인해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폰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폰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대리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폰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마시오, 나는 라코 직원이 아니오."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대리 받은 것이 아닙니다. 해킹을 한 것도 아닙니다. 누가 골드 아이디를 팽개쳐 둡니까? 듀오 한 번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조언 해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승 한 승 얻은 승리에서 LP를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LP를 승급전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1년간 하여 겨우 이 귀한 '금테두리' 한 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테두리를 얻느라고 열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골드 보상을 받았단 말이오? 그것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금테두리가 갖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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