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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대 당일 이야기.. 그리고 미필, 현역분들께
게시물ID : military_250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이쳐
추천 : 2
조회수 : 65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6/23 10:15:07
울산에서의 306보충대까지는 상당히 먼거리였기때문에 
아침 5시에 일어나서 6시쯔음의 KTX를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했죠.
그 전날 내가 정말 군대라는곳에 가는건가? 라는 걱정 근심으로 가득차고...
한시간이라도 1분이라도 1초라도 더 사회를 느끼고싶어 할것도 없는 컴퓨터만 만지작거리다보니...
새벽3시 반이 넘어서 잠들었죠.. 그런만큼 너무 걱정이 많이 됬었습니다. 
그와함께 몰려오는 ... 아 치킨더먹을껄 아 피자 더먹을껄...ㅋㅋㅋ;;;

여튼 새벽늦게 잠들고 새벽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너무 피곤하더라구요 
가족들모두 제 입대를 배웅해준다고 다들 따라오셨는데 KTX안에서 
엄마 어깨에 기대서 잠들었습니다. 

그렇게 서울역에 도착후.. 의정부로 가기위해 지하철에 탔습니다. 
그때부터 목이 메이더라구요 ㅋㅋㅋㅋ... 왠지모를 아쉬움에 
억지로 꾸역꾸역 참고 다시한번 엄마 어깨에 기대서 피곤한몸을 의지했죠 

의정부에 도착하자마자 마지막 사회음식이라며 밥먹을곳을 찾다가 
역근처에 국밥집에 들렀습니다. ㅋㅋㅋ
저희아빠와 저는 콩나물국밥을 시키고 엄마와 누나는 뭔가 시켰는데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네요 ㅋㅋ

아무래도 감성적인데 입대날되니까 더 심해지더라고요 ㅋㅋㅋ
눈물 나오는거 겨우겨우 억지로 참아가면서 제앞에 앉아있는 울엄마한테 
제 눈가가 촉촉해진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고개숙이고 밥먹는데 
안넘어가는겁니다 ㅋㅋㅋ 눈물을 참다보니 목이메여서 밥이 안넘어갔어요 
전혀.... ㅋㅋ;;; 정말로 거짓말 안하고 4숟갈 먹었습니다.
그래도 맛있게 먹는척이라도 했으면 부모님 걱정 덜시켰을텐데 말이죠 ㅋ

그리고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택시기사 아저씨의 덕담과함께 306 보충대에 도착했습니다. 
날씨 참 좋더군요. 패딩입고 갔지만 햇빛아래는 더위많이 타는 저한텐 약간 더웠습니다.
그런데 그딴거 생각이 나겠나요 ㅋ 
모두 모여있는 곳에 앉아서 친구들 전화좀 받고 부모님과 말없이 앉아있었습니다.(원래는 상당히 친한데 함부러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그러다 1시가 조금 넘고 연병장 사열대에 아마 보충대장이었던것같습니다. 아닌가??
그사람이 
'오늘 입대할 장정들은 연병장으로 모두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헤어지면 다시는 못보니 사랑한다는 말한마디와 서로 안고 오시기바랍니다.'

이러더라구요; 
그때부터 우리엄마는 눈물을 보이시는데 ㅋㅋㅋ 진짜 말한마디 하면 터져나올정도로 
목이메여서  엄마가 몸조심하라는말 거듭하는데  그냥 응 응 응 알았어 알았어  같은 단답밖게 못하겠더라구요...
그리고 평소에 그런모습을 절대 못볼것같은 우리아빠도 눈가가 촉촉해져서 웃는표정으로 금방지나간다
국방부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흘러간다 라는 소리를 연신 하시면서 격려 해주셨습니다..
제 누나만 제일 무덤덤한것같더라구요 ㅋ 웃는모습으로 보내줬습니다. 
정말 힘들었던것같네요 그때는 ㅋㅋ....

그리고 연병장에 모여서 
배운적도 없는 거수경례 하고 당시 구호가 선봉 이었는데 처음엔 선공 인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
진짜사나이  군가도 부르고~ 애국가도 부르고~.....
가족들 있는곳으로 경례 한번하고 ...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라고 소리 한번 지르고... 이때는 진짜 목청껏 소리 질렀습니다.
제 목소리가 가족들한테 닿게요 ㅎㅎ.....
그리고 옆에 있는 실내로 들어가면서 손흔들고 
저멀리서 저희 아빠가 손흔드는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ㅋㅋㅋ!!! 저도 열심히 손흔들고 이제 정말 돌아오지못할것같은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의외로 실내 들어가자마자 마음이 놓이는게 참 웃겼습니다. 
내가 오고야 말았구나 
하면서..ㅋ

그리고 그날밤..... 당시 입대장정수가 1500명이라 
생활관에 자리가 부족했었나봐요 
매트리스 두개에 3명이 잤는데..
제 양옆으로 덩치큰 동기가 누웠는데...
아무대로 잠도 안오는데 요놈들은 금새 잠들어서 코를 엄청 골면서 자더라구요.
정말 낙서로 가득차있는 생활관 천정보면서 별에 별 생각이 다드는데....
잠들어서 얼른 이 걱정들을 떨쳐버리고 싶었는데 잠이 안오다보니....
군생활하면서 딱 두번 해봤던 '아 ... 자살하고싶다..' 라는 생각을 했었네요 
.
.
.
.
미필, 현역분들.
미필분들은 언젠가는 느낄 감정이고 
현역분들은 이미 느꼈지만 현재 진행형이죠 

저도 군생활 하면서 언제 끝나나... 이거 끝나긴하나.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수도없이 해왔지만.
견딜수있었던 이유는 내가 뭔 지랄을 해도 시간은 분명히 똑같이 흘러간다는 마인드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했었어요.

저희 아빠가 전화 받고 휴가 나갈때마다 저한테 해주셨던 
국방부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흘러간다.
,
그리고 김범수 원곡인  더원의 '지나간다'라는 노래

휴가나가서도 했던 생각이, 휴가가 다 지나간다고 걱정하기보단 
'이 휴가도 끝이나야 다음 휴가를 나가고 전역을 한다.'
라고 생각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당장을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주변의 선임 후임 동기들과 원만하게 지내면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나오시길바래요 
몸 다친곳 한곳없이 멀쩡하게 나오시고 
선후임동기 할거없이 친하게 지내고 나오신다면
정말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추억이 더많은 군생활 하실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현역분들 저말고도 정말 많은 분들이 
현역분들 고생하는거 정말 잘알고 
현역분들이 있어서 우리나라가 안전하게 돌아가고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군인이라는 신분을 나쁘게 여기지마시고 자부심을 가지세요!(물로 자부심을 대단하다고 생각하고계신걸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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