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예를 들어보자. 초등학생이 초등학교 교실에서 에어컨을 쬐다 나와서 떡볶이를 사먹었다. 그 떡볶이라는 것이 얄밉게도 매웠다고 하자. 그랬는데 초등학생이 에어컨때문에 혀가 맵다하면 뭐라고 설명해줘야 하는걸까? "에어컨 때문이 아니라 니가 삼천원주고 사먹은 떡볶이 때문이다."
어불성설이지 않은가? 혀가 매운것의 원인을 찾아내는 초등학생 말이다.
그런데 이 초등학생이 신문반 친구에게 말해서 학교신문 1면에 "에어컨을 끄자! 어제 매워 죽는줄 알았다"고 기재하면 다른 학생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더 어이없고 더 앞뒤없는 생각으로 애꿎은 '떡볶이'탓을 하는 사람이 생겨났다. "일부" 광화문 상인들이 촛불시위때문에 장사가 안되서 미치겠다고 하는 것이다. 자! 신문을 보자. 한겨레나 경향이 없어도 괜찮다. 조중동이라도 펴서 읽어보자. 얄궂은 쇠고기 논란과 촛불 논란 다음으로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고 있을것이다. 그렇다. 경제가 어렵다. 어느덧 유가도 고개를 손으로 햇빛가리개를 만들어 고개를 들고 보지 않고서는 보지 못할 정도로 치솟았고 지금의 국가재정이 IMF직전 때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인데다 피부로 느껴지는 물가라는 것도 두려울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옷집에는, 음식점에는 손님이 끊임없이 와야 할까? 도대체 왜?
그렇다면 이 '총체적인 난국'을 촛불을 든 국민들이 만들었다고 그들은 말하고 싶은 것일까? 이 정도로 말도 안되는 생각으로 조중동 1면을 차지한 것은 아닐테고.
아까 그 떡볶이 초딩은 말하자면 우연의 일치로 시간상 전과 후인 것을 인과관계로 생각하는 못된 생각이다. 이 못된 생각을, 아무리 일부라지만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는 사람공부도 잘 하신 분들이 왜 가지셨는가는 의문이다. 말로만 듣던 배후세력이 있는 것일까?
자! 앞서 말한 떡볶이 초딩의 혀가 매운 이유는 떡볶이 때문이렸다. 매우면 물이나 우유를 마시면 될 일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떡볶이 아줌마가 덜 맵게 떡볶이를 만드는 것일 것이다. 어떠한 해결방안이든 그놈의 에어컨 탓만 아니면 되지 않겠는가.
원래 우리나라는 평소엔 데면데면하다가도 흥망성쇠에는 모두가 마음을 합치곤 했다. 잘 합치는 마음으로 경제도 살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원래는 '그 사람'이 경제를 살리기로 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살려야 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