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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용팝 사건, 그리고 인터넷
게시물ID : star_1623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side
추천 : 2
조회수 : 53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6/23 14:17:11
1.

사건? 이라고 부르기도 좀 뭐하다.
객관적으로 보면
아이돌이 넘쳐나는 시대인 요즘 인지도 낮은 한 아이돌 걸그룹의 멤버가 "노무노무"라는 표현을 쓰고,
그 소속사 사장은 자기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한 멤버가 ㅇㅂ인증을 했다라는 트윗을 남긴 거다.
참 별것도 아닌 일이다. 이 일이 뭐 그렇게 크게 사람들의 관심을 가질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사실 별로 큰일도 아니다.


2.
나는 어렸을때 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항상 왕성하게 해왔다.
atdt쓰던 시절 에듀넷부터 시작했던게 GUI기반의 유니텔로 옮겨갔고
그러다 어떤 게임에 빠져 그 게임 커뮤니티에서 거의 살다 시피 했고
이 시기에 조금 유명하다 싶은 인터넷 커뮤니티는 거의 모두 들락 날락 거렸다.
자주가는 사이트가 A, B, C, D가 있다면 A에서 글을 쫙 읽고 댓글좀 싸지르고 B로 가고,
B에서 글을 쫙 읽고 댓글좀 싸지르고 C로 가고.. 이렇게 D까지 완주하고 다시 A로 가면
A는 그새 몇페이지가 넘는 글 리젠속도를 보이고 있었고 졸려서 잘때까지 이 과정을 무한 반복했다.


3.
나이를 먹고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이제 이런짓은 꿈도 못꾼다.
즐겨하던 게임들도 다 가지 쳐내지고 요새는 정말 좋아하는 게임, 그것도 일주일에 한두시간? 정도만 하는 정도다.
즐겨찾던 사이트들도 다 가지쳐내졌다.
끽해봐야 두군데 정도 들락날락 거린다. 그 중에 하나가 오유다.


4.
이런 생활을 죽 해오면서 느낀건, 나도 그랬었지만 아직도 인터넷 생활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 모든것이 있고 모든 팩트가 존재하며 인터넷 커뮤니티가 전체 사회의 흐름을 이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30대 초반의 내 나이의 친구들의 인터넷 사용도를 보면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 보기, 인터넷 쇼핑, 인터넷 뱅킹 정도다.
아예 인터넷에서 유흥을 찾으려는 활동이나 자신의 목적이외의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몇번이고 동창회 카페나 친목모임 카페를 개설해도 저조한 활동율 때문에 문 닫기가 일쑤였다.


5.
이런 사람들이 내 친구들만 해당할까?
대답은 No 다.

우리가 몸소 체험한 지난 대선이 있다. 인터넷에서는 온갖 부정선거 의혹과 모 후보의 자질 논란.
부패등을 아무리 떠들어 대도, 아무리 명백한 증거가 있어도 결국 결과는 어땠는가.

인터넷 공간안의 정보들은 사람들이 직접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브라우져를 실행하고 주소를 입력하고
클릭하고 검색하고.. 능동적인 사람들에게는 열린 공간이다.

하지만 인터넷 자체를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편리한 도구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은
굳이 자기가 필요하지 않으면 이용하지 않는다. 인터넷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어떤 정보가 오고 가는지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수보다 훨씬 많다. 정말 더 많다.


6.
ㅇㅂ와 오유.
인터넷 공간의 사람들도 이 두개의 커뮤니티를 동일시 하는 사람들이 많다.
ㅇㅂ의 분탕질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이유로 이를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맞는 얘기다.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만한 이유로 ㅇㅂ는 악하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 들어가서 뉴스나 보고 인터넷 뱅킹하는 사람이 ㅇㅂ고 오유고 알 필요가 있을까?
아니, 관심이나 있을까? (두 개의 인터넷 커뮤니티까 싸운다면 코웃음이나 칠게 뻔하다.)


7.
요즘 사람들은 참 바쁘다. 밥 먹고 사느라.
나는 크레용팝 사장의 얘기를 어느정도 믿는다.
현 시점에 국내에서 가장 HOT한 커뮤니티를 꼽는다면 몇개 안될 것이고 그 중에 ㅇㅂ는 좋은쪽으로나 나쁜쪽으로나 꼭 들어갈 것이다.
그 사람 말대로 방송한번 나가는게,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는게 소원인 입장에서는
일단 어디서든 이슈화가 된다면 그게 나쁘게나 보일까.(잘했다는게 아니다.)

예전에 어떤 글에서 본기억이 있다. ㅇㅂ의 가장 무서운 점이 뭔지 아냐고.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재미"다.

ㅇㅂ는 재미있다. 그 기획사의 소속 멤버가 말했듯이 ㅇㅂ는 재밌다.
그 재미를 이용해 정의를 욕되게 하고 벌레짓을 하면서도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
이 '재미'가 나쁜짓을 웃긴짓으로 만드는 가장 무서운 무기가 아닐까 싶다.


8.
가끔 머리 식히려고나 시간이 남는데 할게 없을때 뉴스나 보는 사람이 인터넷 유머를 클릭했다.
그러다가 링크를 통해 ㅇㅂ로 들어가졌다. 베스트 글을 몇개보니 재밌다.
재밌는 말투도 쓴다. 아 ㅇㅂ는 재밌는 곳이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시간을 들여 ㅇㅂ에 대해 검색하고 벌레들이 싸지른 똥들을 일부러 찾아보려 하지 않는 이상
ㅇㅂ 안에서도 그 흔적은 찾기 힘들다.

이런 경우에는 이 사람을 멍청한 사람, 나쁜 사람으로 분류를 해야할까?
요새는 이런 생각들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리고 우리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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