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땅콩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대한항공의 사명에서 '대한'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17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해외 언론에 대한항공이 국영항공사인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국영도 국책도 아닌 항공사인 만큼 (명칭사용 문제는) 논의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땅콩회항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를 문제삼아 게이트를 떠났다가 회항한 사건이다. 정부는 이날 대한항공의 조직문화가 안전에 악영향을 줬다며 운행정지나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국토부 특별안전진단팀의 진단이 끝나면 별도의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 것"이라며 "(명칭회수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962년 6월 국영 대한항공공사로 출범해 1969년 한진그룹에 인수되면서 민영화됐다. 통상 항공사는 정부가 주인인 국영항공사와 정부가 사명이나 상징에 국호나 국기를 반영할 수 있도록 허가한 국책항공사, 완전 민영화된 민영항공사로 나뉜다. 대한항공은 국책으로 지정된 적이 없다. 하지만 사명에 국호를 사용하고 있으며 로고에 국기나 다름없는 태극문양을 쓴다. 이는 대한항공의 지위가 사실상 국책항공사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민영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조중훈 한진상사 회장에게 인수를 직접 권유한데다 이후에도 베트남전 파병군인을 수송하는 등 실질적 국영항공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88년 서울항공(현 아시아나항공)이 설립되고 국내 항공시장에 경쟁체제가 갖춰졌다. 특히 대한항공이 여전히 국영항공사 취급을 받으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정부의 영향을 받는 부분이 많아 독자적 성장전략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논의를 시작한다 해도 명칭회수가 간단치는 않아 보인다. 준 적 없는 명칭을 회수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만약 정부가 회수에 나선다면 상표권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