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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할로우 박사의 절망의 구덩이]

절망의 구덩이는 미국의 비교심리학자인 해리 할로우가 만든 실험장치다. 기술적으로는 수직방 장치라고 부르는 장치인데, 

70년대에 히말라야 원숭이들을 가둬놓고 실험을 했다. 실험의 목표는 우울증을 지닌 원숭이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실험 참가자 스테판 수오미는 장치를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바닥이 둥근 여물통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서술했다.

[어린 히말라야 원숭이]

원숭이들은 생후 10주 가량 부모와 함께 지낸 후 통 속에 격리되었는데, 그 격리에 원숭이가 보이는 반응이 바로 이 실험의 목적이기도 했다. 절망의 구덩이는 철제의 작은 역삼각형 통이었고, 바닥에 발이 닿지 않도록 설계되어 원숭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뚜껑은 철망으로 덮여 있었다. 원숭이들은 하루나 이틀은 미끄러운 벽면을 기어올라오려 했지만, 곧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공동 연구자 수오미 박사는 "유년 시절이 아무리 행복했던 원숭이라도 통 속을 들어갔다 나오면 상처입은 채로 나왔다."라고 기록하며 행복한 유년시절조차 절망을 막을 수는 없다고 기술하였다.

갇혔던 원숭이들은 30일만 지나도 정신이 붕괴되었고, 1년 동안이나 갇혀있었던 원숭이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며, 탐험하지도 놀지도 않았고, 짝짓기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른 원숭이들과 낮에 함께 하도록 놔두면 심한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그 중 둘은 식사를 거부하고 아사해 죽었다.

[아기 원숭이와 해리 할로우]

이런 악마같은 실험을 한 해라 할로우 박사는 당연히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74년 미국의 문학 비평가 웨인 C. 부스는 "해리 할로우와 그의 동료들이 오랜 세월동안 저지른 유인원에 대한 고문과 학대는 우리 모두가 아는 것을 증명했을 뿐이다. -- 사회적 동물은 사회적 절연으로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할로우 박사가 원래 이렇게 비정하고 무시무시한 인물이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해리 할로우는 원래 절망이 아닌 모성애, 그 자신이 부르는 방식대로 칭하자면 "사랑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자였기 때문이다. 

그의 과거 실험들은 새로 태어난 아기 원숭이들을 여러 종류의 가짜 어미 원숭이와 함께 두는 방법으로 모성애가 생겨나는 조건을 탐구하는 실험들이었다. 그리고 할로우는 이 실험들에서 모성애 발현의 조건이 결코 음식과 같은 물질적 조건이 아닌 마음 속의 사랑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아내가 죽기 전, 모성애를 연구하는 해리 할로우]

하지만 71년, 할로우의 아내가 암으로 죽으며 할로우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 

그가 업무에 복귀했을 때에는 사람이 바뀌어버린 후였던것이다.

 해리 할로우는 모성애에 대한 연구를 때려치우고 고독과 절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할로우의 학생 중 하나인 윌리엄 메이슨은 이렇게 말한다.

 "그는 계속 정상적인, 생명의 존엄함을 믿는 사람이라면 혐오감을 느낄 상황까지 절망 실험을 몰고갔다.

 그의 태도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10년 안에 사라질거야. 그 때까지, 난 거대한 난장판을 만들고 갈거야.'

 만약 난장판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면, 그는 크게 성공한 셈이다."

어떤 사람들은 해리 할로우의 절망 실험이 미국 동물해방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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