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뚫은 지는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
사실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한 쪽만 뚫고는 싶었다. 누군가라도 내가 레즈비언이라는 걸 간접적으로 알아줬으면 해서.
이거 때문에 아웃팅 당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그냥 뚫었다. 다들 왜 한 쪽만 뚫냐고 물어보면 그냥 개성이라고. 그렇게 둘러댔다.
오른쪽을 뚫으면 게이라는 소문은 들어봐서 너무 의심을 받을까 일부러 왼쪽을 뚫었다.
그리고 어제 엄마가 호들갑을 떨며 나에게 말했다.
귀 어서 다른 쪽까지 뚫으라고. 한 쪽만 뚫으면 레즈비언이라는 소리를 어디서 들어오셨나 보다.
엄마는 참~ 내가 아니면 되지 뭐~ 그리고 오른쪽 뚫어야 게이인거래.
하며 손사래 치는 나에게 엄마는
아냐 왼쪽 뚫으면 레즈비언이래. 하며 어서 한 쪽 더 뚫으라고 했다.
사실 왼쪽 뚫으면 레즈비언이라는 얘기는 처음 들어봐서 좀 당황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더 좋기도 했다.
그냥 누군가가 날 알아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좋게 좋게 얘기해서 그냥 있기로 했지만
귀걸이만 가지고도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 엄마에게 절대로 커밍아웃은 못하겠구나 생각했다.
나를 인정하지 않는 부모님. 나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라니.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