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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똘짓한 ssuls,
게시물ID : humorstory_3870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수없다,
추천 : 2
조회수 : 42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24 19:31:28
 
 
 
 
 
 
  1.
  몇 년 전, 형을 만났을 때다,
  때는 3월 말 무렵,
 
  일산 호수공원에 있는 내 지정석이라 우기는 곳에서 술을 마셨다,
  발밑이 바로 호수였는데
  형과 철학 얘기를 하다 존재, 존재자 뭐 이런 얘기들을 하다
  이것들을 합일시키려면 어째야 하나?라는 얘기를 하며 조용히 겉옷과 신발을 벗었다,
 
  그리곤 뛰어들었다,
  형은 놀라고 나는 오필리어 삘에 빙의돼 이왕 빠진 거 좀 즐겨보자 했다,
  수영도 하고, 둥둥 떠있기도 해보고,
 
  나올 때는 형 혼자 건져내지를 못해 지나가던 장정 둘이 "도와드릴까요?"라며 나를 건져냈다,
 
  나중에 형한테 혼났다,
 
  "야, 네가 아무리 너를 남동생으로 본다지만 어떻게 남자 둘이 도와주냐 하는데 바로 '네'하냐!"라고,
 
  그 상황에서는 네,라 하는 게 맞는데 왜?
  뭐가 잘못됐다고?
 
  하여튼 추워 죽을 뻔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언젠가 영등포에서 술을 마셨을 때다,
  영등포를 많이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다녔는데 하늘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문득 영등포의 하늘이 보고 싶어졌다,
 
  "아, 하늘이 보고 싶다."
 
  이 말을 남기고 나는 가던 길 위에 누워버렸다,
  전깃줄에 조각난 하늘들이 왠지 황량했다,
 
  "누나, 그만 일어나. 집에 가자."
 
  놀란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던 아해들아, 미안했당, ㅋ
 
 
 
 
  3.
  시월 중순이었다,
  여름 휴가도 미룬 채 일을 한 뒤 뒤늦은 휴가를 떠났다,
  자연과의 합일을 바라는 나는 바닷가에서 술을 마시며 파도소리, 파도의 화려한 퍼포먼스, 별들의 속삭임을 듣고 보다 자연과의 합일을 결심했다,
 
  조용히 옷을 벗고 알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알몸의, 날것의 나와 바다가 별들과 하늘이 만나던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 뛰는,
 
 
 
 
 
  4.
  책사와 낮술을 마시곤 경포호수를 걸을 때였다,
  가을이었다,
  문득 편하게 하늘을 보고 싶었고 대지의 숨소리를 듣고 싶었다,
 
  길을 가다 책사를 불러세웠다,
  풀섶들의 노래를 가까이에서 듣고 싶다는 말을 한 뒤 누워버렸다,
  그런 나를 지켜보던 책사에게도 누워 보라 했다,
 
  서서 보거나 앉아서 보는 것과 다르게 누워서 보게 되는 세상은 참 다르다며,
 
  그 이후 책사는 내게 그날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고 고마운 기억이라 했다,
 
  [알면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막 일어나려는데 경포호수를 따라 지체장애아들이 산책을 나와 우리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가서 다 지나갈 때까지 일어나지도 못했다는 게 함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언젠가 바다로 혼자 여행을 갔을 때
  파도에 떠밀려온 익사자 코스를 한 일이 있다,
 
  지나가던 사람 왈,
  "안 추워요?"
  "시체놀이 중인데 시체에 무슨 감각이 있겠습니까."
 
  아오, 돌아와서 빨래하는데 무슨 모래가 그리도 많이 나오던지,
 
 
 
 
 
 
  6.
  이제는 헤어진 지 오래된 예전 애인과 애인 친구들을 만났던 적이 있다,
  나는 술 마시고 노래하는 일을 좋아한다,
  노래방에서는 합법적으로 소리를 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나게 놀고 나올 때,
  평소 힐이나 구두도 안 신는 내가 부츠를 신어 발이 무척이나 아팠다,
 
  그 노래방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던 곳인데 나올 때 그냥 맨발로 나왔다,
 
  "야, 신발 안 신고 가!!! 신발 신어!!!"
  "싫어, 발 아파!!!"
 
  결국 애인과 애인 친구들에게 끌려와 강제 착화 당했다,
 
 
 
 
  7.
  나는 여성용 슈즈를 별로 안 좋아한다,
  발이 미칠 듯이 아프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힐 신고 다니는 여성분들을 보면 '대단, 대단' 이 생각밖에 안 든다,
  나는 힐이 무섭다,
  아무것도 없는 평지에서도 발목을 잘 접지르는데 힐을 신으면 발목이 부러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만으로도 무섭지만
  무엇보다 발이 너무 아파서 싫다,
 
  한 번은 오래 전 애인이었던 애가 있었는데
  그냥 지인으로만 지내다 사귀기로 했던 애였다,
 
  내 단점이라면 아픔도 참을 수 있을 만큼 더위를 싫어 한다는 사실이다,
  샌들을 사서 처음 신었을 때였다,
  발이 아프다 못해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결국 터져버리고 아픔은 참을 수가 없고
  그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면 그 아해는 삐칠 테고
 
  어쩔 수 없이 최후의 방법을 선택했다, 
  비가 오지도 않는데 강남역 일대를 광년이 하나가 양손에 샌들 한 짝씩 들고 돌아다니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야, 유리조각 있으면 어쩌려고?"
  "유리조각이 수만 개 박힌 듯한 아픔을 유리조각 몇 개 때문에 참아야 하냐?"
 
  나는 무모한 것인지 생각이 없는 것인지,
  더불어 나보다 더 대단한 놈은 그 애인놈인 듯하다,
  광년이와 함께 옆에 서서 걸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서븐 놈,]
 
 
 
 
 
  8.
  알던 여자애들 중에 공주병이 심각한 애가 있었다,
  중증장애라 일컫고 싶을 만큼 심각했다,
  어느 날인가 술을 마시다 자기 애인에게 너무 함부로 대하는 모습에 그동안 참아왔던 화를 참지 못해 말하고 말았다,
 
  "야, 네가 공주냐?"
  "당연하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엄마 아빠의 공주지."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진짜 한 대 패주고 싶었는데 그럴 가치가 없다고 판단,
  워낙 다혈질적이고 뭣 같은 성격인지라 인내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나는 결국 언어들을 장전한 뒤 냅다 쏴버렸다,
 
 
  "그런 공주가 얼마나 왕자들이 안 놀아주면 하인이랑 노냐? 네가 공주 대접 받고픈 건 알겠지만 네 애인을 하인으로 만들지 마라. 공주는 왕자를 만나고, 왕비는 왕을 만나는 거다. 이 말이 뭔지 아냐? 넌 그냥 하녀라는 말이다. 명심해라."
 
  이 말을 한 뒤 벙쪄 있는 그 친구를 두고 테이블 위에 술값 놓고 나왔다,
 
  아오~!!! 할 말 못하면 속 터지는 인간인데 완전 통쾌 상쾌 유쾌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 문제는 이제 나이가 있어서인가 똘짓도 잘 안하게 된다는 게 유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찮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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