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가족 이야기 사과를 사 오신 어머니 큰딸을 부른다. "사과 깎게 연장 좀 가져 오너라~" "예…" 사과를 본 딸 눈이 동그래진다. "사과 존나 크네…" "열라 크지? 얼마 주고 샀게?" "얼마?" "십만원에 두개 쇼부 치고 왔다." "역시… 엄마야! 근데 엄마 내일 담탱이가 엄마 좀 보자는데?" "담탱이가?" "어…" "알았다. 내일 보자꾸나…;;; 그나저나 넌 네 동생 깔치 생긴 거 왜 나한테 구라 쳤니?" "말 해봤자 엄마가 씹을거였잖아~" "그건 그래… 꽤 깔쌈해 보이더구나… 빨통도 커 보이고…" "엄마도 참…" 딩동~ 아버지가 귀가하셨다. "아버지 오셨어요…" "여보 오셨쑤~" "어, 그래 별 일 없지?" "예… 근데 여보 오늘 뺑이 까는 날 아니예여?" "어… 하이방 깠어~" "아… 잘 하셨어요. 당신도 요즘 매일 조뺑이 치시는데 좀 쉬셔야죠." "역시 당신밖에 없네 그려~ 영철이는?" "독서실에서 오늘 새벽까지 제낀다고 했어요." "사발 까는 거 아냐?" "제가 독서실 꼰대한테 전화 해 봤어요." "그럼 안심이군. 우리 영철이만큼 범생이도 없지, 암…" "여보 바지가 왜 이렇게 구려졌어요?" "나 존나 벙쪄가지구' 집 앞 사거리에서 봉카 탄 놈하고 부딪혔는데 이 놈이 사과는커녕 쌩 까는거 있지... 나 요즘 삐리들은 도무지…" "아작 안 내셨어요?" "그냥 짜지라고 했어... 나 참 쪽 팔려가지구... 그 놈 보나마나 그 봉카도 뽀리 깐 게 분명해!" "당근이죠…" "그런놈들 커서 뭐가 될런지… 아마 지금쯤 어디 만방이나 비방 구석에서 꽈대기나 뽀대기 하고 있을껄…" "당신 어여 씻구 새 옷 좀 입어봐요… 뽀대가 후까시가 나는게 있어서 하나 사 왔어요." "오까네도 없을텐데 당신도 참… 나도 그런 의미에서 오늘부로 새우깡 끊기로 했소." "당신이 새우깡을 끊어요? 야리끊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조금씩 줄이도록 해요." 샤워를 마친 아버지 새 옷을 입어본다. "이거 딱 내 사이즌데…" "진퉁이라 그런지 뽀다구 나네요." "짝퉁 아냐?" "당신은 내가 언제 짝퉁 사는거 봤어요?" "고맙소. 당신은 언제나 내 마음을 뽀리는 것 같애…" "그런 말 들으려고 사 온건 아닌데 좀 벙찌네요…" "여보 그런 의미로 우리 영철이도 없는데 콩 까는건 어떻겠소?" "나야 말밥 좋지만 당신 조뺑이 까느라 힘 드셨을텐데…" "오늘 당신 간판 참 깔쌈하구려~" "당신도 상다구 뽀대 나네요." "그나저나 콩 깔려면 짱 보다가 까야 되는건 아닌가 모르겠소." "영희도 다 컸어요. 알아서 쌩 까주겠죠." "그런가...;;; 허허~" "당신도 쪼개기는…" 어스름한 달빛이 그 집안을 감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