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오는 길에 누가 저기요저기요 하면서 부르더군요
돌아보니 눈이 땡그랗고 참한 처자더라구요
죄송하지만 친구들이랑 내기해서 모르는 사람이랑 5분간 이야기 하는게 미션이라고 하네요
뭔가 이상한 스멜이 났지만, 저도 친구 연락 기다리고 있는 처지라 그러자고 했어요
예쁘장한분이 말 걸어오니까 평소랑 다르게 오픈마인드가 되더군요
생각과 다르게 사소한 얘기를 편안하게 하시더라구요
나이는 몇살이고 과는 어디고~ 물어보시고~
나는 어디살고 K대 다니는 대학원생이에요~
저보다 누님이네요 와 동안이시다~ 그쪽도 동안이세요~
예상치 못한 좋은 분위기에 이것저것 얘기한것 같네요
어쩌다 이런 미션을 하시게 된거에요? 하고 묻자
친구들이랑 선교클럽을 하고있거든요..
..하 그럼 그렇지 훌륭하신 종교 전도하러 오신 분이었어요
그래도 이왕 얘기하기로 한거 끝까지 해보자 싶었어요
안생기는 오유인에게 언제 이쁘장한 처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겠어요
아니나다를까 그 후로 주제가 종교쪽으로 흐르더군요
처자 : 종교 가져본적 있어요?
나 : 군대 있을때 3 대 종교 다 겪어봤어요 그당시엔 초코파이땜에 교회 열심히 다녔죠
ㅊ : 불교나 유교 같은 경우엔 성인들이 자기 삶에서 얻은
지혜를 풀어쓴 거라, 결국 인간들이 쓴거고, 그들조차도 이해하기 어렵대요
교회에서는 신의 이야기를 누구에게나 전하는 종교에요
또 극락이나 낙원, 천당 같은 내세 이외의 다음 세계들이 다 같은 맥락인거죠
ㄴ : 그 신이란 존재도 결국 인간의 관념에서 만들어진거잖아요
나는 생명 공부하는 사람이라 창조론보다는 진화론이 뼈에 새겨진 사람이에요
싸이언티스트다 보니 내가 두발 딛고 있는 이 세계를 더 똑바로 쳐다보고
열심히 사는데 관심이 더 많아요
이때 처자는 아차 잘못 물렸구나 싶었겠죠
ㄴ : 종교가 사람들에게 주는 위안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일부 전도 방법이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반감을 부르고 있긴 하지만,
저같이 고집 센 사람말고 진짜 종교가 필요한 사람들한테 열심히 전도해주세요
전도 방법이 참신 하네요
설렜어요
친구 연락이 와서 이만 가볼게요 기회가 되면 담에 또 뵈요
하고 꾸벅하고 그냥 그대로 왔어요
전도하러 오는 사람 꼭 한번 발라보고 싶었는데
오늘에야 해본게 자랑스럽네요
혼자 재밌어서 여기다 글쓰는 건 별로 안자랑...
지나가던 처자가 말건게 오늘이 첨이라 설렜던 것도 별로 안자랑...
이래서 ASK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