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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토레스 사태
게시물ID : humorbest_5666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자리버풀
추천 : 23
조회수 : 5061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1/18 12:55:28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1/18 10:23:55


사실 토레스가 첼시 가서 무너졌냐? 엄밀히 따지면 아님.

리버풀에서 부상 당한 상태에서 월드컵 강행 출전했고, 원하던 우승을 얻었지만 그때도 폼이 말이 아니었음.

2010 남아공 월드컵 스페인 경기 챙겨본 사람은 델 보스케가 토레스 폼 끌어올리려고 경기 시간 꽤나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얼마나 삽질했는지 기억할꺼임.


그렇게 몸 혹사시킨 상태로 리버풀로 돌아와서도 사태를 별로 나아지지 않음. 

첼시 상대로 2골 몰아쳐 2-0 승리 이끄는 등 활약할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열라 부진했음.

당시 리버풀은 호지슨이 삽질하면서 처음으로 '강등풀'이란 별명을 얻게 될 시기였는데

토레스도 이에 한 몫 함.


물론 당시 토레스 폼이 아무리 구렸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평가는 아직도 월클이라는 것이었고, 실제로 첼시전처럼 퐌타스틱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함. 하지만 리버풀의 부진이 못 마땅했던 것인지, 아니면 본인의 부진이 리버풀 탓이라고 여긴 것인지 이적 요청을 하게 되고, 당시 첼시도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있엇음. 


내 생각이지만 만약 토레스가 예전처럼 폭풍 득점 모드였다면 아무리 50m이고 본인이 이적 요청 했다해도 리버풀이 첼시한테 간판 스트라이커를 내줄리가 없음. 아마 토레스의 엄청난 부진이 달글리쉬가 토레스를 팔기로 결심하는데 결정적 역활을 하지 않았나 생각함. 달글리쉬는 토레스를 트레이닝에서도 많이 봤을테고, 내가 보기에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봄. 토레스가 예전의 토레스가 아니라는 걸. 물론 이 시점에서 클래스가 떨어졌다고 보기 보다는 피지컬과 폼면에서 예전 같지 않았을 듯.


결국 달글리쉬는 애라 팔자, 라는 결정을 내리지만 첼시한테 이런 답변을 돌려줌. '우리도 스트라이커가 필요하고, 난 앤디 캐롤을 원한다. 토레스 가격은 앤디 캐롤 가격 + 15m으로 하자'

지금 보면 앤디 캐롤이란 초이스는 존나게 웃기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나쁜 선택은 아니엇음. 젊은 나이에, 엄청난 키와 피지컬, 준수한 속도에 슈팅력까지. 뉴캐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고 영국 국적이라는 프리미엄도 있음. 진짜 앤디 캐롤이 드록바 뛰어넘는건 당시 시간문제로 보엿음.

그래서 리버풀은 뉴캐슬에게 캐롤에 대해 문의하였고 뉴캐슬은 35m이라는 미친 가격을 부름. 

그러자 리버풀은 첼시한테 어쩔겨? 하였고 토레스 광빠인 아브라모비치는 결국 ㅇㅋ 승낙.

EPL 최대 규모의 3자 트레이드가 이렇게 성립됨.


많은 리버풀 팬들은 아직도 토레스를 욕 하지만, 난 솔직히 이 거래가 그렇게 나쁘다고 보지는 않음. 

물론 결과론적으로 봤을때, 앤디 캐롤에 35m을 갖다 부으면서 세기의 삽질이 되었지만, 당시 상황만 봤을때는 좋은 콜이었다고 생각함.

폼과 피지컬이 엄청나게 떨어진 간판 스트라이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직도 다 월클이라고 믿고 있는)를 50m에 파는 행위는 엄청난 도박이었지만, 꽤나 승산이 있는 도박이었고, 특히나 추락하는 리버풀에게 50m은 정말 단비와 같은 존재였을꺼임. 

달글리쉬의 머릿속에서는 - 토레스가 폼을 되찾을지 어쩔지도 모르는데 아직 거품 꼈을때 팔고, EPL의 새로운 정복자 캐롤과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 보여준 수아레즈 투톱 세우고 폭풍 활약하는 아름다운 시나리오가 그려졌을듯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당시 50m이면 팔카오, 라베찌, 카바니, 마타, 아자르, 헐크, 오스카, 포돌스키, 산티 카르졸라 등등 중에서 2명 데려오고 남을 돈이고, 리버풀이 팔카오 + 아자르를 데려왔다면 EPL은 지금 엄청나게 달랐겠지.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리버풀은 앤디 캐롤을 35m에 데려오고, 다음 여름에 남은 돈을 다우닝, 헨더슨, 아담 등에 쏟아부으면 클럽에 최대 위기를 초래함.


한편 토레스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본인은 첼시와서 행복했을지 모르나 이제 엄청난 심적 부담까지 얻음. 50m이라는 꼬리표. 사람들은 토레스로부터 매 경기 골을 원했고, 이는 망가진 토레스에게 너무 무리엿음. 특히 토레스가 리버풀에서 월클에 진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리버풀의 전술이 토레스 맞춤이였기 때문임 - 알론소+마스체라노가 중심 잡아주고, 카윗, 리에라 등이 사이드에서 활동력있게 뛰어주면서 수비 분산시키고, 제라드가 중앙에서 휘젓고 페널티 박스까지 돌파하고 토레스가 마무리 하는 - 하지만 첼시에서는 아니었음. 일단 드록신이 있었고, 50m이라는 심적 부담감에 폼까지 잃은 토레스가 좋은 활약을 보여줄리가 없음.

따라서 자연스럽게 무너져감. 피지컬 하락에 이은 멘탈 붕괴. 내가 보기에 첼시에서 멘탈이 무너지면서 드디어 '클래스' 자체가 하락된 듯 함.


실제로 리버풀에서의 토레스와 첼시에서의 토레스를 비교하면 여러가지 차이점을 볼 수 잇음. 가장 눈에 띄는건 슈팅 타이밍임. 리버풀 시절 토레스 하이라이트 보면 반박자 빠른 슈팅이 엄청 많음. 중거리 슈팅은 아니지만 수아레즈 같은 드리블러는 한번 접거나 더 드리블 했을텐데 대충 각도 나오고 거리 좁히면 대뜸 때려버림. 리버풀 시절은 자신감도 많고 감각도 있다보니 이렇게 때리면 잘 들어갔지만, 첼시에서는 이런 슈팅이 상당히 줄어듬 - 하도 욕을 먹어서 그런지 얘 멘탈 자체가, 이거 넣을 확률이 30%고 못 넣을 확률이 70%라 치면 리버풀에서는 때렷을텐데 첼시에서는 또 못 넣으면 욕 먹을께 두려워서 그런지 그냥 무난하게 백 패스하거나 드리블하다 뺏김. 

그리고 리버풀에서는 최대 임무가 '공간을 찾아라'엿음. 제라드가 중앙에서 휘저을때 토레스는 공간 찾아 들어가 패스 받고 때리는 형식.

하지만 첼시에서는 이런게 현저히 줄어듬. 실제로 첼시 레전드도 '토레스는 더 이상 공간을 찾아 들어가지 않는다. 그는 1:1 찬스를 놓치고 비난 받는게 싫어서 이젠 1:1 찬스 자체를 두려워 한다' 라고 말함.

내가 봐도 첼시에서의 토레스는 리버풀때처럼 과감하게 하기 보다는 비난 받는게 두려워 무난히 패스 돌려주거나 사이드에서 차라리 빌드업에 참여하려 함. 하지만 빌드업 하려 데려온 선수도 아니고, 딱히 플레이메이킹을 잘하는 선수도 아님.


아 글 쓰다 보니 주저리주저리 쓰는데

대충 내 말은

리버풀 캐롤 사서 망했고, 토레스 남았더라면 부활했을지 모르겠지만 토레스 + 수아레즈 투톱 괜찮았을 것 같고,

첼시는 돈 많아서 괜찮지만 걍 돈 날렸고

뉴캐슬은 뎀바바랑 카바예랑 시세랑 사서 잘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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